며칠 전 경주지역이 강진으로 모두들 크게 놀랐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기록된 지진만 모두 58회에 이르고 있어 예로부터 이곳 경주가 지진 다발지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 지진으로 민가가 쓰러지고 사망자가 생겼다는 기록이 5차례, 또 지진으로 우레와 같은 소리가 들렸다는 기록도 있어 경주지역에서 상당한 규모의 강진도 빈발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강진으로 조상들께서 놀라 차례상을 제대로 받으셨을까 걱정이 된다. 요즈음 인터넷에 제사와 관련하여 조상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는 유머가 있다. 성씨와 본관을 명시하고 있지만 그대로 옮기기가 민망하여 이 부분을 가리고, 거친 욕설로 된 말 일부를 바꾸어 옮겨본다. 명절 때 쫄쫄 굶는 조상 귀신들이 모여 서로가 신세를 한탄한 사연이다. 먼저 식식거리며 ○○○씨 한 조상 귀신이 말했다. “설날 제사 음식 먹으러 후손 집에 가보니 아, 글쎄 이 녀석들이 교통체증 때문에 처갓집에 갈 때 차 막힌다고 꼭두새벽에 벌써 저들끼리 편한 시간에 차례를 다 지내 버렸지 뭔가. 가보니 설거지도 다 끝내고 다 가버렸어. 할 수 없이 수도꼭지 틀어놓고 물만 한 컵 떠 마시고 왔지 뭐야!” 다음으로 분통이 터진 △△△씨 조상 귀신이 한 마디 했다. “자넨 그래도 나은 편이야. 나는 후손 집에 가보니 집이 텅텅 비었더라구. 알고 보니 해외여행 가서 거기서 제사를 지냈다는 거야. 거길 내가 어떻게 알고 찾아가누?” 아까부터 찡그리고 앉아있던 □□□씨 조상 귀신 하는 말, “상은 한 상 잘 받았는디. 그것이 모두 택배로 온 음식이었어. 운반과정에 모두 상해서 먹을 수가 있어야지. 할 수 없이 그냥 혼자서 커피 한 잔 타 먹고 왔어.” 뿔난 또 다른 ◇◇◇씨 귀신, “나쁜 놈들! 호텔에서 지낸다고 문자메시지 왔지 뭐야. 거기까지 가까스로 물어물어 찾아갔지. 제상에 올라온 음식을 입에 넣었는데 망할 놈들,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든 음식이었어. 그래서 이빨만 다치고 왔다네.” 열 받은 ×××씨 조상 귀신이 목에 핏대를 올려 한 마디 한다. “난 말이야. 아예 그 놈들 집에 가지도 않았어. 후손들이 인터넷인가 뭔가로 제사를 지낸다고 해서, 힘들게 찾아 갈 필요가 없어 편하게 근처 PC방으로 갔었지.” “그래, 인터넷으로라도 제사상을 받았는가?” “먼저 카페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잖아. 가입을 하려고 하니까 신분이 귀신이라 안 된다는 거야. 에이 망할 놈들!” 우리 한국인은 신라인을 시조로 하는 성을 가진 사람이 다수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부터 고려와 조선을 거쳐 단일 국가를 이루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종욱은 ‘신라가 한국의 오리진’이라고 주장한다. 신라 왕족인 ‘박·석·김’씨 비롯하여 6부 촌장인 ‘이·손·정·최·배·설’씨의 시조가 모두 경주지역에서 탄생했다. 시조왕의 제향을 받드는 곳을 제전(祭展), 육촌장을 위폐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은 재실(齋室)이라고 한다. 박씨의 시조인 박혁거세는 숭덕전, 석씨의 시조인 석탈해는 숭신전, 김씨로서 처음 왕위에 오른 미추왕과 문무왕, 경순왕은 숭혜전에서 제향을 받들고 있다. 이·손·정·최·배·설 씨의 육촌장은 양산재에서 위폐를 모시고 제사를 지낸다. 경주 이씨의 경우에는 별도로 표암재를 두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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