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과 경주문화재단이 공동 기획한 창의아카데미 ‘생각의 근육 키우기’가 이번 주에 막을 내렸다. 신체의 근육이 아닌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지난 5주 동안 평균 40명의 수강생들이 총 10차례의 저녁강의를 함께 했다. 열대야라는 악조건에도 꾸준히 참석한 경주시민과 최고의 열강을 펼친 강사님들께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을 전한다.
생각의 근육은 다름 아닌 ‘창의력’을 의미한다. 그래서 창의아카데미 ‘생각의 근육 키우기’는 창의력 증진을 위한 강좌들로 구성했다. 창의력이 비단 강의를 통해서만 획득되는 것은 아니지만, 강사 한 분이 다수의 수강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창의력 강좌는 창의 저변확대에 효율적이다. 이 때문에 기획단계에서 강사 선정에 많은 고심을 했다.
창의아카데미라서 ‘창의’만을 다루기보다는 다양한 장르에서 ‘창의적 요소’를 두루두루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미술, 음악, 영화, 문학, 게임, 관광을 커리큘럼에 녹여냈다. 강의 장소가 문화관광도시 ‘경주’라는 점도 감안했다. 경주에서 보이는 창의적 사례들을 개진하고, 타지 사례들의 경주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사실 창의적 요소는 주변에 널려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창의아카데미 ‘생각의 근육 키우기’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개개인이 창의적 요소를 포착하는 힘을 길러주는데 역점을 두었다.
필자는 이것이 이번 강좌의 최대 성과라고 생각한다. 기능과 작법을 위주로 한 강의가 이미 한계를 노정한 터라 이번 강좌는 창의아카데미의 대안을 선보였다고도 할 수 있다.
강의 몇 개를 리뷰해 보자. 김진국 소장은 창의적 발상을 위해 묻고(ask), 찾고(find), 공부하라(study)고 역설한다. 김선진 교수는 특유의 ‘창의성-재미 동치 이론’을 주창하며, 창의성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문화의 문제라고 말한다. 감포깍지길을 쓴 주인석 작가는 감성체험만이 관광객들의 가슴, 지갑, 입을 열 수 있다고 한다. 김준한 원장은 지역고유자원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경주스타일’을 만들어가자고 제안한다.
대체로 좋은 커리큘럼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많은 분들이 참여했지만 수강생 평균 연령이 50세 이상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20~30대의 보다 젊은 계층의 참여를 독려할 만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강좌의 다양성도 더 확보해야 할 것이다. 금융, 과학, 신비, 체육 장르에서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창의력은 우리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하다. 인생을 살다보면 전례 없는 상황이 발생하여 새로운 판단을 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때 조금만 더 창의적인 판단을 내리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한편 좋은 판단은 사회통제 기제로도 작동한다. 합리적인 비판으로 그릇된 권력행위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창의적인 환경을 구성하고 이들이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곳이 바로 창조도시다. 이런 의미에서 창의아카데미 ‘생각의 근육 키우기’가 개인의 창의성 증진과 창의적 문화 형성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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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