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역할은 사건·사고를 신속하게 보도하는 역할을 넘어 교육활동에 접목해 세상을 읽는 도구로써 주목을 받아왔다. 그리고 신문을 활용한 NIE(신문활용교육)는 신문의 특성을 반영해 지적 성장을 꾀하고 학습효과를 높이는 교육방법으로 주로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일부 지역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신문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삶의 경험과 지혜, 특히 살아있는 문화를 많이 가지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탁월한 학습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어쩌면 넘쳐나는 정보의 세상 속에 사는 현대인들이지만 아직도 많은 어르신들에게 신문은 여전히 어려운 존재로 남아 있다.
특히 농촌어르신들은 도시에 살고 계신 어르신들보다 신문을 접하거나 읽어 볼 기회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농촌의 일부 가정과 경로당에 지역신문을 비롯한 다양한 신문이 배달되지만 어린 시절 부모를 잘 만나 소학교라도 다닌 소수 어르신들의 전유물로 한정되곤 했다.
최근 비문해자(非文解者)를 대상으로 한 문해교육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신문을 접하지 못했던 여성어르신들에게 신문이 새로운 형태의 문해교육 도구로서 활용되고 있는 것은 의미가 있다. 특히 신문은 어르신들의 삶에 가장 가까이 있으며 현재 사회현상을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 다양한 크기의 글자와 숫자의 활용, 마지막으로 각양각색의 표(그래프)와 그림, 사진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 무한한 가능성이 있어 어르신들의 학습교재로서의 가치가 높을 것이다.
실제, 네팔의 한 여성은 가부장 사회 속 여성에 대한 무교육에서 겪는 불편함과 억압 등을 NIE를 통해 극복해 문맹을 깨우치고 비로소 신문을 읽게 됐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녀는 세상소식을 타인을 통해 듣지 않고도 알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권금상 박사는 대도시 가정과 달리 대부분 농촌은 정보획득에서 열악하기 때문에 문화적 소통이 힘든 다문화 가정과 별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다문화가정과 달리 집합교육으로 인식개선을 도모할 수 있어 비문해 퇴치에 신문이 주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NIE가 유의미한 수업이 되기 위해 앞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각 지역 경로당마다 지역신문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 어르신들이 NIE를 통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면 자존감 또한 높아지는 말년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어르신들에게는 신문으로 보는 세상은 가을단풍처럼 알록달록할 것이다. 굳어져가는 머리와 손가락, 돋보기를 껴야만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려고 오늘도 연필을 드는 행복을 드리자.
어르신들이 지금처럼 생각이 넓고 기억력이 있을 때 그 생각과 마음을 신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꺼내드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윤태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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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