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불과 사면석불은 다르다. 커다란 암석 또는 돌기둥의 동·서·남·북 네 면에 조각된 불상의 형식과 크기가 거의 같으면 사방불, 그렇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사면석불이라 한다. 그러니까 석불사지 네 면의 불상은 사면석불이라고 불러야 한다. 굴불사지 사면석불은 현재 보물 제121호로 지정되어 있다. 높이 약 3.5m의 커다란 바위 사면에 불상이 조각되어 있는데 서쪽 면은 아미타삼존불, 동쪽 면은 약사불, 남쪽 면은 양각의 보살입상과 음각의 불(佛) 입상(立像), 북쪽 면은 양각의 불 입상 2구가 새겨져 있다. 이 사면불상의 중심 불상은 서쪽 면의 삼존상이다. 본존은 다른 불상들보다 크며 부조로 표현되어 있는데 머리는 별개의 돌로 조각하여 얹었으며, 오른손은 떨어져 나갔다. 법의는 양어깨에 걸쳐진 통견이고, 앞에는 U자형의 주름이 계단식으로 조각되었는데,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든다. 양쪽의 협시보살상은 둘 다 독립된 돌에 환조로 조각하였는데 모두 한쪽 손에 정병을 들고 있다. 왼쪽의 보살상은 왼손에, 오른쪽 보살상은 오른손에 정병을 들고 있다. 왼쪽의 보살상은 비교적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데 보관에서 화불이 확인되고 있어 관음보살이 확실하다. 오른쪽의 협시보살상은 대세지보살로 머리 부분과 양팔이 파손되었는데 단지 정병을 들고 있는 오른 팔의 일부분이 남아있다. 양 협시보살로 미루어 서면에 모셔진 불상은 서방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아미타삼존불로 여겨진다. 동쪽 면의 불상은 부조로 표현되어 있으며 결가부좌를 하고 있는데, 왼손에는 약합을 들고 있다. 동방 유리광세계를 관장하고 있는 약사불이다. 오른손은 마멸되어 분명하지는 않으나 시무외인을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광은 두 줄의 음각선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신광은 두 줄로 된 양각선 바깥으로 화염문인 듯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남쪽 면의 두 불상은 신체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주름이나 몸체의 굴곡 표현이 자연스러우며, 세련된 조각 기술을 보여 주고 있다. 두 불상이 모두 환조에 가까운 부조로 조각되었는데 오른쪽 불상의 머리 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이 면은 원래 3존상으로 되어 있었는데 일본인들이 오른쪽 보살상을 완전히 떼어 가고 가운데 본존상의 머리마저 떼어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삼존상이었다면 가운데 불상은 석가여래상일 것이고 처음부터 삼존이 아니고 이존불만 새겼다면 보살상일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바위면의 조각상을 떼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조각된 불상을 떼어낸 것이 아니고 바위의 튀어나온 부분을 떼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북면 불상의 왼쪽은 부조, 오른쪽은 음각으로 표현되어 있다. 왼쪽 부조로 표현된 보살입상은 높이 틀어 올린 머리에 보관을 쓰고 있다. 손을 든 자세나 천의를 두른 모습이 남면의 보살상과 비슷한 형식이지만, 보존 상태는 별로 좋지 않다. 오른쪽의 선각으로 된 보살상은 여섯 개의 손이 있는데, 두 개는 양어깨 위로 올리고, 두 개는 가슴 앞으로, 두 개는 양옆으로 내려진 것이 확인된다. 양쪽 귀 옆으로 2면의 얼굴이 있고, 머리 위에 5면, 그 위에 2면, 맨 위에 1면이 있어 모두 11면의 얼굴을 가진 십일면육비(十一面六臂)의 관음보살이다. 이는 관음상의 변화형으로 다방면의 신통력을 지니고 여러 가지 능력을 발휘하여 중생들을 제도함을 표현한 것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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