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 뇌염, 장염, 피부염 등 신체 기관을 나타내는 단어 뒤에 붙는 ‘염(炎)’이라는 접미사는 어떤 의미일까? 염증이란 말을 줄여서 표현한 것이다. 염증은 무엇일까? 세균이나 바이러스 혹은 이물질이 침투하거나, 신체 내부적으로 뭔가 잘못되는 등의 각종 문제가 발생하여 이에 대해 정상적으로 내 몸이 반응하는 일이 바로 염증 반응이다. 열이 나기도 하고 통증이 생기기도 하며, 조직 변질, 순환 장애와 삼출액(出液) 발생, 조직 증식 등의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런 염증 반응이 위에 나타나면 그것을 우리는 위염이라고 부르고, 위의 일반적인 기능인 소화 작용에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입 속으로 카메라를 직접 집어넣어 위의 내부 표면을 커다란 화면으로 확대해서 속시원히 바라보는 내시경 상의 위염은 뜻밖에도 뚜렷한 특징들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위궤양이나 식도염의 직접적인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데도, 소화 불량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이를 통틀어 위염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사실 위염이라는 말은 인간이 탄생하고 나서부터 바로 생겼을지도 모르는 그런 유래 깊은 증상이고 질환인데, 내시경이라는 진단 도구는 너무나 최근에 개발된 첨단 과학이어서 그런 괴리감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급성 위염에 걸리면 복통, 소화 불량, 속 쓰림 등의 일반적인 증상을 호소한다. 누구나 이런 증상을 한 번씩 겪어봤을 터이다. 특히나 한국인들은 대표 음식인 김치의 그 자극적인 맛 때문인지, 삶의 질이 무척이나 낮고 자살률이 높은 끝없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급성 위염과 만성 위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위염은 왜 걸릴까?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굉장히 많다. 급하게 먹고, 많이 먹고, 매운 음식을 먹거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감염 때문인 경우, 진통제 등 각종 약물 때문인 경우,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음주ㆍ흡연 등 다양하고 많은 원인들이 있다. 사실 성격이 낙천적인 사람보다는 예민한 사람들에게 위염은 훨씬 더 많다. 스트레스의 또 다른 이름이 바로 이것일까? 자유ㆍ평등ㆍ박애라는 3가지 구호를 외치며 더 이상의 신분제는 없다며 들고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 그리고 전 유럽 곳곳에 프랑스 혁명의 정신을 불어넣어 마침내 중세와 작별하고 근대 사회로 진입하게 된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큰 인물인 나폴레옹.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인물이니, 나폴레옹을 그린 그림들도 참 많다. 그림들을 잘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말을 탄 모습 외에 전신상을 표현한 그림들은 하나같이 나폴레옹이 한쪽 손으로 배를 만지고 있는 모습이다. 나폴레옹처럼 위대한 정복자를 그리고, 현재까지 전해 내려올 정도로 보관 상태가 좋으려면 화가도 상당한 실력자임에 틀림없다. 당연히 나폴레옹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선행되었고, 그렇게 예술적, 기술적 재능을 바탕으로 그렸다. 당연히 나폴레옹이 하지도 않는 행동을 화가가 상상으로 그렸을 리 없으며, 배에 손이 가는 나폴레옹의 모습은 틀림없는 그의 생활 습관이었을 것이다. 가슴도 아닌 배를 어루만지는 모습은 사실 정복자의 그것과는 분명 거리감이 있다. 왜 그랬을까? 아마 그는 지독한 위염을 가지고 있었던 듯하다. 워낙 많은 스트레스에 항상 복통이 생기고 그래서 배를 어루만지는 습관이 생겼을 것이다. 실제로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복통은 완화된다. 어렸을 적 할머니 손은 약손이라며 배가 아플 때 어루만져주면 낫는 것처럼 아마 나폴레옹도 그랬으리라. 나폴레옹 수면법이라는 것이 있다. 하루에 4시간씩만 자는 수면법이기도 한데, 나폴레옹이 정말로 하루에 4시간씩만 잤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틀림없이 밤잠 설쳐가면서 전략전술을 연구하고, 프랑스를 넘어서 전 유럽의 정복 계획을 수도 없이 생각하고 파기하고 실행하고를 반복했을 것이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지는 않았을까? 항상 자신을 암살하려는 정적의 무리가 있었고, 무수히 많은 목숨들이 사라지는 수많은 전투를 직접 지휘하며 한평생을 보낸 그였다, ‘나의 사전에는 불가능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알프스 산맥을 군대를 이끌고 넘어가고, 한파 속 모스크바 원정길 도전도 야심차게 시도했지만 철저히 실패를 경험했던 그였다. 워털루 전쟁에서 패하고 끝내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되어 쓸쓸한 말년을 마치게 된 나폴레옹, 이런 영웅들의 신체, 특히나 위장관은 그의 그 엄청난 스트레스들을 대체 어떻게 견디어 낼 수 있었을까? 만성 위염이 진행되면 위암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잘못된 생활 습관이 큰 병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아찔한 모습이다. 위인들의 사생활이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실제로 위암을 앓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김민섭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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