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가뭄 장기화로 농업용수 고갈, 식수부족 등의 피해가 우려돼 경주시의 적극적인 대책마련과 시민들의 물 절약 실천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일 현재 경주지역 444개(경주시 369개, 농어촌공사 75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량은 56.8%로 평년 같은 기간 76.9% 대비 20여%나 낮은 저수율을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지역 최대 상수원인 덕동댐은 지난 1일 기준 저수율은 54.9%로 작년 77.4%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 57.2%였던 저수율이 5일 만에 54.9%로 수위가 2.3% 떨어지면서 저수지는 점점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 여기에 여름휴가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보문지의 경우 47.4%에 그치고 있어 타격을 받고 있다.
각 읍면지역 주요 저수지는 더 심각하다. 건천 송선지(38.4%), 현곡남사지(41%), 서면 심곡지(44.9%), 내남 명계지(45.2%), 내남 박달지(48.5%) 등 5개 저수지도 저수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지 오래다. 농어촌공사 경주지사가 관리하고 있는 천북 갈곡지도 현재 저수율이 29.1%로 이 일대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농업용수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또 가뭄과 폭염이 지속되면서 동궁과 월지 내 연못에 녹조현상이 심각하고 형산강 등의 지역 내 하천들도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앞으로 일주일 내에 한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인해 비상이 걸린 경주시는 가뭄 위기단계 중 가장 낮은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피해 예방을 위한 준비단계에 돌입했지만 결국 하늘만 쳐다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시는 우선 상습 가뭄 취약지역 실태조사 및 대비태세를 수립하고 지난달 말 한해 대비 관정, 양수장비 등을 일제점검하고 정비를 마쳤다고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가뭄이 지속될 경우 대책마련을 위한 예비비 확보를 계획하고 하상굴착, 들샘, 관정 등 간이용수원 개발 및 양수장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저수지준설, 항구시설 설치 등을 위해 국비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하지만 물 부족국가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물 사정은 갈수록 나아지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불안정에 의해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지는 몰라도 물 관리는 더욱 어려운 형국이다.
지구는 75%가 물이지만 이중 바닷물이 97%이며 사람이 마실 물은 3%에 불과한 형편이다. 정부의 조사결과 개인이 샤워시간 1분만 줄이면 12ℓ, 양치할 때 컵을 사용하면 4.8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고, 빨래를 한 번에 모아서하면 20~30%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절수형 수도기기 사용 및 설거지 물 받아서하기, 화장실 물탱크에 벽돌 한 장 또는 빈병을 한 개 넣어 사용하면 물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우리가 변기를 한번 내리는 물의 양으로 어떤 나라에서는 일주일 동안 한 가족이 지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결국 우리가 사용하는 물은 한정돼 있고 물을 절약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물 관리를 위한 대책은 매년 수립되지만 결국 시민들의 물 절약 생활화가 실천되지 않는다면 물 부족 현상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마련, 시설개선, 대 국민 홍보와 국민의 물 절약 생활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