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울리고 때론 웃기는 축제가 보름 여 벌어졌다. (재)경주문화재단이 지난달 15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제7회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발 in 경주’가 대한민국의 국공립극단의 저력을 과시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경주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이번 공연은 대공연장의 경우 만석을 이루지 못했지만 소공연에서 진행된 5개 작품은 전석매진을 기록했으며, 전체 관람객이 4000명에 육박했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한 이번 페스티벌은 관람태도와 행사의 질이 나아졌다는 총평을 이끌어냈다. 매년 이어진 흥행 러쉬로 경주의 문화수준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도 함께.
또 공연은 언제든 가면 볼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예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을 시민들이 공유하게 되기도 했다.
광주시립극단의 개막작 ‘전우치’는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모티브로 만든 액션, 마술, 군무, 음악을 가미한 판타지 액션으로 이번 페스티발의 흥행을 주도했다.
각 일자별로 순천시립극단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고 감동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로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부산시립, 경기도립, 목포시립, 전주시립 등은 가족의 의미를 담은 연극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려주었다. 강원도립극단은 이효석 원작의 ‘메밀꽃 필 무렵’을 코믹하게 보여주었으며, 대구시립극단은 일제 강점기 독립군과 여성 비행사 권기옥의 이야기로 관객의 애국심을 고취시켰다.
목포시립극단의 김창일 연출은 “경주 관객의 수준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연극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리액션(reaction)이 자연스레 나온다”고 즐거워했다. 만석에서 공연하는 것은 예술인들의 로망이라는 면에서 수준 높은 경주 관객들에게 감사한 것이다.
하지만 향후 이 행사를 확대할 여건은 열악한 편이다. 경주시가 이번 행사에 지원한 예산은 1억2000만원으로 예년에 비해 2000만원이 증액됐지만 인건비, 세트비 등의 비용증가로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홍보비, 진행비 등에 2000만원이 소요되고 국공립 극단에 나눠 줄 있는 경비는 1억이다. 이번에 참가한 9개 국공립극단(한 팀 당 적게는 40명, 많게는 60명 정도)의 규모(공연 장소가 대공연장이냐 소공연장이냐와 배우와 스텝의 숫자 등)에 따라 각 1150~1050만원까지 배분됐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극단간 교류적인 측면에서 보면, 각 극단이 각자의 공연을 마치고는 바로 떠나버려서 그 점이 가장 아쉬웠다. 축제의 장을 즐긴다기보다는 대회 참가에 의미를 두는 듯해 안타까웠다. 서울시의 경우는 극단 규모가 워낙 큰데 비해, 지원되는 예산이 너무 부족해 참여하지 못했다. 다른 극단의 공연도 함께 공유하고 감상해야하는데 관람하지도 못하는 것은 결국 체류부담에서 오는 예산 부족에 기인한다”면서 앞으로는 국비 신청을 하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좀 더 풍성한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들이 경주에서의 페스티발이 끝날때까지 머물면서 진정한 교류의 장을 즐기고 갈 수 있는 예산 증액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