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가 낳은 한국 근대문학의 거목 소설가 김동리 선생의 ‘패랭이꽃’과 허영자 시인의 ‘완행열차’ 등 2개 시비가 최근 보문단지 호반길에 설치됐다. 힐튼호텔 뒤편에 세워진 패랭이꽃 시비와 경주월드 북서편 호반길 옆에 세워진 완행열차 시비 모두 높이 약 1.7m~2.0m의 자연석으로 만들어졌다.
‘파랑새를 쫒다가 들 끝까지 갔었네. 흙냄새 나무빛깔 모두 낯선 타관인데 패랭이꽃 무리지어 피어 있었네’ 소설가 김동리 선생의 패랭이꽃은 동리목월음악회나 다양한 문학인들의 모임에서 노래로 불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로서도 낭송되고 있다.
‘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 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국화 애틋이 숨어있는 쓸쓸한 아름다움 하마터면 모를 뻔했지......’
2008년 제1회 목월문학상 수상자인 허영자 시인의 완행열차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태를 바라보면서 한번쯤 뒤를 돌아보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이 소중하고 아름다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번에 설치된 두 시비는 앞으로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호반길을 거닐면서 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두 시비 외에도 경주시 전역에 걸쳐 다양한 시비와 노래비가 설치돼 있다. 보문단지 홍도공원 내 안민가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 내 처용가비, 계림 내 찬기파랑가비와 같은 향가비, 황성공원 내 박목월 선생의 ‘얼룩송아지’ 노래비, 감포 나정해수욕장 인근의 ‘바다가 육지라면’ 노래비, 현곡 남사 저수지 인근의 ‘마지막 잎새’ 노래비까지 가히 문학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시비와 노래비를 찾아 문학기행을 떠나 보자! 문학이 주는 감흥을 느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안겨 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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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