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글을 익히지 못한 어르신들은 손자, 손녀와의 편지, 식당에서 음식주문, 안내판이나 교통표지판을 읽고 목적지를 찾아가거나, 책을 읽는 등의 사소한 것에 목말라 있다. 이런 어르신들의 글공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이가 바로 송선화 씨(55)다.
‘책 읽어주는 어른’으로 지역에서 활동해온 송 씨는 지난 2012년 지인의 권유로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복지관의 어르신들에게 글을 알려드리는 봉사를 해보겠느냐는 지인의 권유가 있었습니다. 권유 받을 당시에는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이라 선뜻 권유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웠고, 대신 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어르신들에게 당장 글 공부를 가르쳐주기엔 어려워 자신있어했던 책읽기 봉사를 시작했다.
“평소에도 해왔던 것이라 자신이 있었습니다. 가장 잘하는 것을 해드리는 것이 어르신들께도 좋을 것 같아 시작했습니다. 글공부 봉사는 후에 문해교사 자격을 취득하고 나서 시작했습니다”
2014년 문해교사 자격을 취득하고 스스로가 자격이 갖추어 졌다고 판단이서고 나서야 글공부 봉사를 시작했다는 송 씨. 책읽어주는 것과는 다르게 어려움도 많았다고 했다.
“어르신들이 배움에 욕심을 부리지만 익히는 속도가 달라, 어떻게 진도를 나가야 할 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점보다는 보람되고 즐겁고 기쁜 일이 더 많습니다. 80평생 처음으로 편지를 써 보신다고 두려워하시지만 서로 도와서 편지도 쓰고, 우표도 붙이고 딸에게 편지를 보내고, 며느리에게 보내고 즐거워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가슴속에서부터 무언가 채워지는 기분이 듭니다”
송 씨의 기쁨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딸에게, 며느리에게, 손녀에게 답장을 받고 기뻐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바로 그것.
“가랑비에 옷 젖듯이 콩나물시루에 콩나물이 자라듯 조금씩 익혀가는 것을 보면서 기쁘게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기쁨을 느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