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8시 33분 울산 동쪽 52km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0의 지진으로 인해 울산, 경주 등 한반도 남동부 지역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진앙지와 가까운 울산, 경주, 부산 등지에서는 강한 진동이 7초가량 지속됐으며, 이 지진 이후 50여 분 만에 규모 2.6의 여진이 발생해 시민들은 불안한 밤을 보냈다.
이번 지진은 1978년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이후 다섯 번째로 큰 지진에 해당된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지진에 대한 긴급재난문자 서비스와 원전의 매뉴얼 적용 등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민들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지진과 원전안전 등에 대한 정보제공은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8일 열린 경주시의회 국책사업 및 원전특별위원회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한수원, 경주시 등 해당 기관이 원전안전과 관련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전송하는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이번 지진을 계기로 경주시와 한수원이 원전 관련 비상상황 시 대 시민 문자전송 매뉴얼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안전처는 현재 강풍, 폭염, 안개, 풍랑 등 자연재해에 대해 긴급재난문자를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보내고 있다. 한때 이 같은 긴급재난문자에 대한 일부의 불만도 있었지만 최근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국민안전처가 발송하는 재난문자는 위급재난문자, 긴급재난문자, 안전안내문자 등 3가지가 있다. 위급재난문자는 전쟁 상황에서 공급경보 등의 발령에 쓰인다. 긴급재난문자는 각종 재난 시 주민대피 상황을 알리거나 민방위 경계경보 발령용이다. 안전안내문자는 재난 유형에 따른 안전 정보 안내가 목적이다.
국민안전처는 지진의 경우 규모 5.0이상(바다 5.5이상)일 때를 ‘조기경보’ 대상으로 정해 놓았다. 기상청에서 통보를 받는 즉시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문안을 작성해 전국 모든 지역에 재난문자가 발송된다. 하지만 문제는 재난문자가 재 빨리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지진이 오후 8시 33분에 발생했지만 재난 문자가 도달한 시간은 18분 뒤인 오후 8시 51분이었다. 그것도 일부지역에만 전달됐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파괴되는 지진이라는 재난의 특징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없는 서비스란 비판이 당연하다.
국민안전처도 현재 가동 중인 지진피해예측시스템이나 기상청의 지진계측시스템으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지진 통보에서 문자 발송까지 15분 정도는 걸린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 상황이다.
갈수록 지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과 인접한 동남부해안권에는 고리, 월성, 울진원전 등 원전과 화학단지 등 국가기간산업이 밀집되어 있어 이 일대 시민들의 지진에 대한 걱정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아직 한수원에서도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시민들에게 알리는 매뉴얼이 반영하지 않고 있는 만큼 더 늦기 전에 시민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적기에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본다. 또 국민안전처는 문자발송보다는 더 빠른 공중파 방송을 통해 신속히 알려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기 바란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