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8시 33분께 울산 동구 동쪽 52㎞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역대 5위 규모 지진으로 분류된다. 또한 지진이 발생한지 약 1시간 뒤인 오후 9시 24분께 울산 동구 동쪽 41km 해역에서 여진이 또 한 차례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일부 수도권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지진동이 감지됐고, 일부 울산, 포항, 부산주민들과 경상도 주민이 놀라 대피하기도 했다. 삼국사기에 나와 있는 신라 혜공왕 15년(서기 779년)의 기록을 보면 ‘3월에 경주 일대에 지진이 났다. 백성들의 집이 무너지고 죽은 사람이 100명이 넘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문헌 기록과 지질층 연구를 토대로 779년 당시의 지진을 리히터 규모 6.5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삼국사기뿐만 아니라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에도 한반도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있었다고 역사적 사료는 말하고 있다. 지질학계에 따르면 동남부 지역에만 한반도에서 가장 많은 60여 개의 활성단층이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큰 활성단층인 양산단층(부산-경주-울진)과 울산단층(울산-경주)이 우리 경주에 있어 원자력발전소와 방폐장이 있는 우리 경주시민들은 생명과 안전에 많은 위협을 느낀다. 2014년 9월 23일 경주시 동남동쪽 18km 지점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하여 많은 경주시민들은 건물이 흔들리고 사람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진동을 보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런데 이번 규모 5.0 지진은 한반도에서 보기 드물게 매우 큰 규모이다. 그래서 국민적 불안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지질 구조상 일본과 달리 판 경계가 아닌, 판 내부에 속해 있었다. 때문에 지진에서 만큼은 이웃 일본보다 안전하다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도 지진에서 절대로 안전하지 않다. 왜! 우리 국민들이 지진에 민감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통해 지진과 해일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언론을 통해 목격했기 때문이다.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일본의 원전신화는 산산조각 나고 말았고, 국제원자력 사고 등급 최고 등급인 7등급으로 대형사고로 분류되어 생태계의 심각한 영향을 초래했고, 방사성물질의 대량 유출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 오염에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주도 활성단층대의 지진발생지역이다. 경주지역은 김해-양산-경주-영해를 잇는 길이 170km, 너비 1km의 양산단층에 인접해 있다. 월성원전으로부터 5km 인근의 양남면에 ‘수렴단층’이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활성단층임이 밝혀졌고, 월성원전으로부터 2km의 읍천단층과 왕산단층(인근 25km) 등 대규모 단층들이 발견되고 있어 원전과 방폐장의 안전성에 많은 걱정이 앞서고 있다. 최근의 한반도에 잦은 지진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첫째,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가 판의 경계부에 위치한 일본이나 네팔보다는 지진의 위험으로부터는 안전하지만 그렇다고 지진의 안전지대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한반도에는 많은 활성단층(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단층으로 제4기 지층에서 단층 운동이 일어난 단층으로 약 180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1회 이상의 단층운동의 증거가 있는 단층을 말한다)이 존재한다. 둘째, 활동성 단층의 논란이다. 지진을 발생시킬 수 있는 단층을 말하며, 원자력발전소부지의 적합성을 평가하거나 설계지진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이다. 활동성단층은 과거 3만5000년 이내에 1회 이상, 또는 과거 오십만년 이내에 2회 이상 지표면 또는 지표부근에서 단층운동의 증거가 있는 단층이다. 활성단층보다 지진발생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이번 울산 인근 해역을 통해서 보듯이 앞으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에도 활동성단층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활성단층(방폐장은 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반도의 지진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할 연구가 하루빨리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다수 호기 안전성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6월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 5ㆍ6호기 원전 건설을 허가했다. 7년간 총공사비 8조6천억 원이 투입되어 2022년 3월에 준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고리원전 일대에는 총 10기의 원전이 밀집되어 전 세계적으로 단일 부지에 가장 많은 원전이 모이게 된다. 울진도 향후 건설예정까지 합치면 10기가 들어선다. 고리원전 30km 이내에 인구 4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우리 경주 월성도 6기의 원전이 가동 중에 있다. 월성원전 주변 경주와 울산인근에 13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여러 개의 원전이 집중되어 있으면 자연재해(지진, 해일, 쓰나미)로 인한 심각한 연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번 규모 5.0지진을 통해 우리 경주시민들과 국민들도 탈원전에 대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생각해야 한다. 정부는 체계적인 지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진과 쓰나미가 일어났을 때를 가정하여 원자력발전소와 방폐장의 내진설계기준을 높이고 다수 호기 건설 유혹에서 벗어나야 고준위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관리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철이 온다. 전기를 절약하고 하루빨리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여 안전하고 미래지향적인 전기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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