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와 포항시, 경주시가 동해남부권 공동발전을 위한 ‘해오름 동맹’을 출범시켰다. 울산~포항 고속도로 완전개통을 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한 것. 김기현 울산시장, 이강덕 포항시장, 최양식 경주시장 등은 지난달 30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해오름 동맹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해오름 동맹은 3개 도시 모두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지역이면서, 우리나라 산업화를 일으킨 ‘산업의 해오름’ 지역,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의 ‘해오름’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3개 도시는 동맹을 통해 산업·R&D, 도시 인프라, 문화·교류사업 3대 분야에서 7개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각 도시별 현안사업에 대한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공동 대응 및 협력하기로 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3개 도시는 삼국시대 신라의 영토로 중공업, 역사문화, 첨단산업 등 그간 눈부신 발전을 해왔으나, 행정구역이 달라 사실 가깝고도 먼 이웃 도시로서 각 도시의 강점과 어려운 점을 함께 공유하고 행정권을 초월해 상생발전을 도모하자는데 목적이 있다”며 “울산의 조선업, 경주의 자동차부품과 문화관광, 포항의 철강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상생발전의 롤모델을 구축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3개 도시는 신라 문화권의 중심으로 한 뿌리이며 형제”이라며 “단순한 도시 간 교류의 범위를 초월해 실질적인 연계와 협력으로 환동해 경제권을 주도하는 광역 도시권으로의 도약에 함께 힘을 모으자”고 역설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해오름동맹 출범은 지역 산업 간 협업을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 강화 및 신산업 발굴로 3개 도시 상생발전을 도모하는데 큰 뜻이 있다”며 “행정구역의 장벽을 넘어 3대 분야 7개 사업의 성공에 온 힘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오름 동맹’ 추진 배경은?
해오름 동맹은 울산~포항 고속도로 완전 개통에 맞춰 지난달 30일 울산, 포항, 경주 3개 도시가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세계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울산과 포항 주력산업의 수출이 하락하는 등 최근 심화되고 있는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할 새로운 성장 동력이 요구되면서 3개 도시 간 동맹을 추진하게 됐다.
3개 도시는 신라문화권이자 국도 7호선을 통해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는 역사적, 공간적으로 밀접한 생활권 내 속해있다. 또 산업적으로도 소재(포항)-부품(경주)-최종재(울산) 생산으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해남부권 3개 도시 간 연계, 협력을 강화할 경우 인구 200만, 경제규모 95조원의 메가시티로 도약이 가능하다는 것.
각 도시별 인구는 지난 2015년 말 내·외국인 포함 울산 119만9000여 명, 포항 52만4000여 명, 경주 26만8000여 명이다. 또 2013년 기준 경제규모(지역 내 총생산)는 울산 68조3480억원, 포항 17조8960억원, 경주는 8조3200억원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2013년 기준 3개 도시의 경제규모로 보면 전 세계 국가 중 64위 수준의 메가시티”라며 “도시 간 지닌 강점을 공유하고 상호 지원해 주민 삶의 질 향상과 광역권 상생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을 추진하나?
환동해권 최대 규모의 도시연합을 형성하게 되는 해오름 동맹 프로젝트는 울산의 자동차, 조선, 화학, 포항의 철강, 경주의 문화관광산업 등 각 도시의 강점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산업·R&D, 도시 인프라, 문화·교류사업 등 3대 분야, 7개 사업의 실질적 협력을 실천해 나가면서 초광역권 협력을 강화해 ‘환동해 중심도시 연합’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산업·R&D’ 분야는 현재 추진 중인 ‘동해안 연구개발 특구’ 지정을 위해 공동 노력하고, 지역 대학, 창조경제 혁신센터, 테크노파크 간 협력강화를 통해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도 공동 협력키로 했다.
또 ‘도시 인프라’는 오는 2018년 완료되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에 따른 대규모 폐선 부지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해오름 동맹 광역경제권’ 형성을 위해 교통 인프라 확충사업도 공동 발굴해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문화·교류사업’은 관광자원 공동개발, 문화체육 및 경제교류 사업을 상호 지원하고, 울산 북구와 경주 외동읍 일원에 걸쳐있는 ‘관문성 복원 정비 사업’도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경주의 ‘신라왕경 복원·정비 특별법’ 제정, 울산 ‘산재모병원’ 건립, 포항의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 등 도시별 현안사업의 성공추진을 위해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협약 추진 과정과 향후 계획은?
해오름 동맹 협약을 위해 3개 도시는 지난 1월부터 울산·포항·경주시청을 오가며 5회에 걸쳐 실무회의를 가졌다. 5월 3일 경주시청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동해남부권 협력 실무협의회를 구성한데 이어 지난달 30일 해오름 동맹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울산발전연구원과 대구경북연구원 공동 주관으로 협력사업 발굴을 위한 ‘동해남부권 상생발전 전략 연구용역’을 7월부터 약 10개월에 걸쳐 공동시행하기로 했다. 용역에 소요되는 예산은 1억원으로 울산시 50%, 포항·경주시가 각각 25%씩 분담한다.
용역을 통해 내년 5월경 울산·포항·경주 동해남부권 여건 분석 및 비전 설정과 부문별 발전전략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날 해오름 동맹 협약식에 앞서 열린 용역 착수보고에서 울산발전연구원 정현욱 박사는 “산업적으로 포항의 소재, 경주의 부품, 울산의 최종재 생산으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단순한 인접도시에 머물러 있는 울산과 포항, 경주가 해오름동맹을 통해 네덜란드 란트스타트와 같은 ‘네트워크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에 따르면 ‘네트워크 도시’는 기존 중심도시-위성도시 간 종속적, 의존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연계와 상호보완성을 기초로 도시권 전체의 발전을 추구하는 새로운 광역발전 모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네덜란드 란트스타트 지역은 암스테르담(금융), 로테르담(국제무역), 헤이그(정치·행정), 유트레히트(도로 및 철도허브) 등이 산업과 기능적인 측면에서 전문화돼 있으며, 특화된 도시기능은 도시의 경계를 넘어 광역클러스터를 형성, 지역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울산·포항·경주 3개 도시 역시 네트워크 구축으로 상호 보완성과 시너지를 확보하는 새로운 사례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 박사의 설명이다. 정 박사는 또 경제·산업분야 상생발전 선도 사업으로는 3D 프린팅, 자동자 부품, 수소산업, ICT 융합 신산업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