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호가 빙산에 부딪쳐 침몰하기 직전까지도 승객들은 호화로운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위기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아무리 우리사회에 위기를 경고해도, 이미 현상만족이라는 타성에 젖어있는 사람들은 전혀 위기를 실감하지 못한다.
특히 우리 사회의 지도층, 기득권자들에게는 현재의 위기가 자기집 담 너머 일이요, 강 건너 불구경일 뿐이다. 그런데 배가 침몰하기 전까지는 분명 1등실 승객과 3등실 승객의 구분이 있지만, 배가 침몰하는 순간에는 계층에 상관없이 모두의 생존이 위태로울 것이다.
지역 이기주의는 국가를 분열시키고, 지역갈등을 심화시켜 나라를 어렵게 만들며, 개인 이기주의는 우리 사회를 송두리째 병들게 한다.
정치지도자들은 입만 열면 화합과 상생을 강조하고 사회 지도층, 지식인들은 늘 희생과 봉사를 강조한다. 그런데 문제는 정치인들의 상생은 항상 너 죽고 나 살자는 행동으로 나타났으며, 지식인들의 희생과 봉사는 대부분 자신을 제외한 타인의 희생과 봉사를 독려한 말이 아닌지 모르겠다. 마치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 선박의 복원력(무게중심)을 보존하기 위해 아래층에 있던 3등 승객들이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문을 걸어 잠근 것처럼 말이다. 물론 타이타닉호는 침몰하고 말았지만...,
사람들은 양보와 상생, 희생과 봉사를 미덕으로 생각하고 자랑삼는지 모르지만,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자신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말하면 남을 해치면 자신이 해침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즉, 기생충들이 숙주를 병들이고 죽게 만들면, 자신도 함께 죽어야 한다는 이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최 상층에 있는 사람들은 하늘에 별이 총총하고 고요하기만 한 밤바다를 올려다보면서, 위험이 코앞에 닥쳐오는 것을 알지 못하며, 심지어 배가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직전인데도 폼 나는 턱시도에 화려한 장신구를 걸치고, 자신은 1등실 승객임을 강조한다.
타이타닉호가 북극해에서 흘러나온 빙산과 충돌하기 전, 전혀 경고가 없었던 게 아닌데 초대형 초호화 불침선박이라는 자만심이 재앙을 부른 것일 수도 있다.
지금 대한민국호라는 선박 역시 비교적 평온해 보이는 바다를 항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특히 1등실 승객들은 전혀 실감할 수 없을지 몰라도 이미 코앞에 놓인 여러 개의 빙산이 언제 우리 배를 침몰시킬지 모른다는 각성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달라고 외치고, 근로자들은 회사가 망해도 해고는 불가하다 외치고 가진 자들은 자기 곳간 지키기에만 골몰하고, 높은 자리 꿰 찬 사람들은 자리 보존에만 급급한데 어느 누구, 전지전능한 신인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무슨 중뿔난 현안 타결책이 있을 것인가?
경천동지할 묘수는 없다! ‘生卽死 死卽生’ 모두가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모두가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중에서) 즉, 自利利他(자리이타)의 참뜻을 모두가 이해하고 실천하는 길만이 지금 우리가 처한 문제해결의 첩경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공생과 공멸은 우리 모두의 선택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