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청년실업률이 통계 기준 변경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12%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청년실업률은 전 연령대 실업률인 4.9%의 두 배 이상 기록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 경우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아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는 현실이다. 본지에서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창업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사례를 연재한다.
‘정직한 안경원’을 표방하며 창업한 글라스 팩토리 이채혁(37) 대표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잘하는 것이 좋아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좋아하는 것에 도전하라고 강조한다. 그가 좋아하는 일을 강조하는 것은 경험 덕분이다. 안경 관련 대학을 졸업하고 안경사로 일하며 석사과정까지 마친 그가 안경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했었다.
“지인의 일을 돕기 위해 그동안 배우고 일했던 안경 관련 일을 그만두고 조금은 생소한 일을 하게됐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지’하며 버텼죠. 시간이 지나면서 일은 익숙해졌지만 잘하는 일과 익숙한 일은 달랐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즐겁지 않았다며 자신이 배우고 좋아했던 일을 찾아 2012년 지역에서 안경전문점을 열게 된다.
“다른 일을 해보면서 제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좋아하는 일이 잘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맘껏 해보고 싶다며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한 채 창업에 나섰지만 혼자서 하는 창업이 결코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바로 처음이란 생소함.
“모든 것이 똑같지만 처음이란 생소함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처음 창업에 나서다 보니 막막하기도 했죠. 가계 준비를 비롯해 운영, 홍보 등 모든 것이 생소했죠. 일과 창업은 달랐습니다. 모든 것을 혼자 해내야 했죠”
창업이란 생소함에 부딪히면서도 생소함을 줄여주는 체인점이 아닌 개인 상호를 내세운 안경원을 고수했다. 안경 체인과 개인과의 차이점은 마케팅에 큰 차이가 난다. 체인점은 마케팅이 잘돼있어 고객들이 쉽고 편하게 안경을 접할 수 있다. 대신 그는 개인 매장의 장점을 살렸다. 바로 저렴한 가격.
“고객들은 안경에 거품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정직하게 팔고 정직하고 수익을 내는 곳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고객들이 편하게 안경을 고를 수 있게 해주고 싶었죠”
그는 창업을 이어오며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매일 반복된 일을 하다보면 하는 일에 대한 회의감도 생기고 시간이 부족해 스트레스도 많죠. 힘이 들어도 처음 가졌던 마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 마음을 잃어버리면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닌 일이 되어버리니까요. 창업이란 돈보다 즐거운 일을 찾고 꾸준히 그리고 지치지 않게 오래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