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크게 무척추동물과 척추동물로 나누고 척추동물은 포유류, 어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5가지로 다시 나뉜다. 포유류는 어떤 동물들일까? 새끼를 젖으로 키우는 동물을 뜻한다. 알을 낳지만 젖으로 새끼를 키우는 오리너구리도 포유류이고 바다에 사는 고래도 새끼를 젖으로 키우기에 포유류에 속한다. 당연히 인간이 속한 곳도 포유류이다. 그러니 인간의 특징들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동물군이 바로 포유류여서 다른 동물들에 비해 우리는 포유류에 더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개나 고양이 원숭이들을 산채로 잡아먹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당장 언론에서는 특종으로 보도될 것이고 그 사람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솟구치고 또 관련법을 어겨 구속당하거나 제법 큰 벌금형이 부과될 가능성이 크지만, 물고기를 산채로 회쳐먹거나 살아있는 낙지를 끓는 물에 데쳐 먹는다고 비슷한 처벌이 가해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새끼를 낳아 기르는 행위는 개체별로 보면 이득은 커녕 오히려 피해가 아닐까 싶을 정도지만 종 전체로 보면 생존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그런 행위 중 하나다. 즉 인간은 인간이라는 종 전체를 위해 낳은 아기를 젖으로 키우는 포유류에 속한다. 그러면 마땅히 유방이라는 기관은 아기를 키우는 것에 필수불가결한 신체다. 그런데 이상하다. 인간의 유방은 같은 포유류에 속한 다른 종들의 그것과는 한눈에도 다른 특이한 점들이 눈에 띤다. 새끼를 키우기 위해서라면, 유두가 크고 유방은 적어야 한다. 실제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나 고양이 등 다른 포유류들의 젖은 그렇게 크지 않으며 실제로 임신말기와 수유기간에만 부풀어 올라있고 그 시기에 유두는 상당히 도드라진다. 인간도 물론 임신말기와 수유기간에는 유방이 더 커진다. 그러나 사춘기 이후의 여성 유방은 항상 부풀어있다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다. 인간의 유방은 다른 포유류들의 그것과는 또다른 기능이 있는 걸까? 사실 인간의 유방은 수유 외에도 성적 자극의 기능이 있다. 상당히 독특한 인간만의 특징이다. 수컷 동물들은 암컷의 유방에 평소는 물론 발정기에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다. 인간과 가장 비슷한 영장류들은 물론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의 성행위와 비슷하다는 보노보 침펜지(보노보 침펜지들은 마주보고 정상위로 성관계를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들도 역시 암컷의 유방에는 특별한 관심이 없다. 인간만 왜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걸까? 사실 성의 영역에서 다른 포유류들과는 다르게 인간에게만 차별성을 보이는 것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인간은 발정기가 아예 없는데다, 여성의 배란일조차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여성의 폐경기는 과연 왜 존재하며 또 왜 그렇게 일찍 중단되는 건지, 성행위라는 것이 종족의 유지를 위해 필요하지만 개체의 입장에서는 생존의 위협이 되기도 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임신이 더 이상 되지 않는 폐경기라는 상황에서도 왜 성욕은 사그라들지 않는걸까? 아마 여성의 유방이 다른 포유류들의 그것과는 다르게 진화한 이유가 이것 때문은 아닐까 한다. 네발로 걷는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뒷다리로만 일어서 걷게 된 인간에게, 암컷은 수컷을 유혹할만한 도구로 유방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네발로 기어다닐 때는 잘 보이는 여성의 성기가 두발로 서게 되면서 신체 아래로 밀려나, 수컷의 시야에서도 사라지게 되어 더 이상 성기로 수컷을 유혹할 수 없게 되자, 시각적으로 잘 보이는 유방을 평소에도 부풀려 수컷의 눈을 끌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배란일에는 여성의 유방은 좀더 커지며, 다른 포유류들에게 주로 하복부에 위치하는 유방이 인간의 경우에는 보다 더 잘 보이는 흉부쪽으로 이동하게 된 이유도 또 유두보다 유방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더 큰 것도 같은 방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온고지신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옛 것을 알고 새것을 받아들이자는 평범한 내용이다. 밝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인류학은 가장 필요한 분야가 아닐까 그런 느낌이 든다. 김민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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