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라우에서는‘사실과 구상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오는 30일까지 김인철, 박병철 2인전을 열고 있다. 미술계에 한류열풍을 이끌었던 주역으로서 단색화는 1970년대 초반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미술 장르로 자리 잡았다. 올해에도 이어지는 단색화 열기에 발맞춰 착시효과를 일으키는 독특한 작품의 세계를 갤러리 라우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바로 김인철 작가의 전시다. 김 작가의 작품 ‘dot layer’ 는 하나하나의 수많은 점들은 유기적인 형태로 재구성돼 규칙 속에 조화롭게 생성되는 자연의 흐름과 울림을 표현한다. 김 작가는 흰색의 물감을 찍고 겹쳐지면서 보여주는 수많은 점의 흔적들은 물감을 도구 끝에 묻힌 후 화면에 갖다 된 뒤의 자취들로 선(禪)’적인 작업을 보여준다. 수행적인 작업행위로 인한 도구의 맛과 회화의 기본적인 요소들로 순수한 시각적 경험을 야기하면서도 착시적인 효과를 동반하고 있다. 김인철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회화전공으로 박사 수료, 개인전 21회, 2014 Korean Art Show(뉴욕브릿지햄튼) 등의 국내외 단체전 100여 회에 참가한 작가다. 이번 전시의 또 한 작가인 박병철 작가는 ‘그려져 있지 않은 존재와 그 사물의 흔적들’에 대해 관람자를 끌어 들인다. 박병철의‘연기(煙氣)’는 정작 그 그림 속에는 그려져 있지않은 존재와 그 사물의 흔적들을 연기로 그림의 표면 위로 불러들인다. 자신을 태워 보여주는 이미지를 연기로 그리고 있다. 작가가 최근 시도하고 있는 불상 이미지의 중첩은 묘한 형태적 흔들림과 같은 몽환적 분위기를 선사한다. 중첩된 이미지는 그가 추구하고자 한 것이 순수조형의 세계가 아닌 초월과 구원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불교적 관점으로 보면 부처의 세계는 절대적 권위를 지니고 있는 신의 세계가 아니다. 불상은 인류의 역사가 알고 있는 모든 불교의 가르침들, 신도들의 경건한 기도, 민족의 전통과 민중의 생명이 응집돼있는 상징물이다. 그 모든 것들의 아우라(aura) 그 자체다. 박병철의 작업은 시간과 공간, 순간과 영원과 같은 상대적인 가치의 대비와 순환을 통해 현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현실을 직시하거나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윽한 관조의 시각으로 조망함으로써 그 진폭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박병철 작가는 단국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전공,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한 바 있다. 두 작가의 이번 전시는 현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자신의 내면을 깊이 탐색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그 모색의 통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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