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청년실업률이 통계 기준 변경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12%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청년실업률은 전 연령대 실업률인 4.9%의 두 배 이상 기록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 경우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아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는 현실이다. 본지에서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창업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사례를 연재한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잘할 수 있고 오래 할 수 있습니다. 쉽게 창업할 수 있는 것은 반대로 누구든 창업할 수 있어 경쟁력이 없죠. 자신이 좋아하는 일, 그리고 어렵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느긋하되 느리지 않게 자신의 것을 찾는 과정입니다”
켈리그라피로 창업에 나선 ‘마주함’ 최정윤(36) 씨는 좋아하는 것이 창업으로 이어지길 바랐다. 그는 2012년 둘째가 태어난 뒤 켈리그라피에 푹 빠졌다. 지금 배우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마음에 젖먹이를 뒤로하고 부산과 대구 등지로 켈리그라피 공부에 매달렸다.
“예전부터 서예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서예에 대해 어렵게 생각했죠. 글자를 재미있게 전하고 싶어 켈리그라피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둘째를 낳고 더 늦어지면 못 할 것 같았죠. 너무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이제 일이 되었습니다”
그는 창업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닌 평생을 배울 수 있는 취미라고 말한다. 돈이 아닌 좋아하는 것을 찾았고 평생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글씨란 것이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익숙한 것이지만 글을 통해 감동을 전해 줄 수 있는 것이 켈리그라피죠.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켈리그라피에도 규칙과 법도 있습니다. 또한 붓과 펜, 그리고 종이만 있다면 언제든지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것이 켈리그라피입니다. 글을 쓰면서 제가 여유를 갖게 되고 제가 쓴 글이 다른 이에게 감동까지 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
그는 창업을 통해 배움의 즐거움을 얻었지만 창업에 대해선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기엔 창업이 화려해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창업이 나만의 작업장이 생기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매달 월세와 미래에 대한 걱정 등 쉽지 않죠. 제가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돈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 지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죠. 창업은 신중해야 합니다”
그는 창업이 갑자기 이뤄낸 것이 아니라 평생 해온 것이 일로 연결된 것이며 아직도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과정이라 말한다.
“켈리그라피는 펜과 종이로 감동을 전하는 작업입니다. 느긋하되 느리지 않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글씨도 그렇게 익어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