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 우라리에 정착한 새내기 함용재, 이미나(34) 부부는 매일이 소중한 경험이다. 한적하고 평온한 산골 생활이 지루해 보이기도 하지만 막상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부부에게는 심심할 시간이 없다. “우라리는 현재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동네입니다. 예전엔 많은 가구가 있었지만 이젠 노인들이 대부분인 시골 동네죠. 마을에서 제일 어린 우리 부부가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분 좋죠. 저희도 어르신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요” 2014년 결혼과 동시에 우라리로 정착한 이들 부부는 폐교된 우라분교를 임차해 에너지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도시에 있는 아이들에게 농촌 지역 학교 소개 프로그램, 여름 방학 캠프 등을 통해 자연과 에너지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 “에너지 교육과 함께 아이들에게 쉼터의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개구리 잡기, 막대 놀이 등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체험을 통해 자연과 친해지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 ‘달마다 가출’이란 1박 2일 캠프를 통해 학업 등으로 지친 아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죠. 아이들과 함께 할 수 행복합니다” 함용재, 이미나 부부가 시골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행복한 삶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다. 경기도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이미나 씨는 남편을 따라 전원생활의 여유로움을 찾아 우라리 깊은 산골에 정착하게 됐다고. “귀촌을 꿈꾸다 남편을 만나 꿈을 이루게 됐죠. 하지만 우라리가 이렇게 시골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어떻게 보면 속은 거죠(웃음). 도시와 가까운 시골인 줄 알았는데 말이죠. 사실 처음 이곳에 내려올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잘사는 삶인지 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경기도에서 교사생활을 하며 사명감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도시의 삶에 익숙해 있었습니다. 또 제가 진정 잘 살고 있는지 항상 의문점이 생겼죠. 귀촌생활을 통해 진정으로 잘 사는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왔죠. 지금도 그 해답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이들 부부는 젊은 사람들이 귀촌을 꿈꾸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부부가 시골에서 좌충우돌하며 정착하는 모습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귀촌 생활의 모델을 제시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주란 곳이 젊은 사람들이 쉽게 정착하기엔 아직 주변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습니다. 아직도 주위 사람들은 ‘뭐 먹고 사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죠. 경제적으로 부족한 것 많고 산골이라 불편한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참 행복한 삶입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직접 만들고 여유롭게 살 수 있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는 “아직 어떤 삶이 잘 살고 행복한 삶인지 해답은 찾지 못했다”며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실험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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