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경주시 재정자립도가 18.5%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2011년 25.3%였던 것이 5년 사이에 7.3%포인트 하락해 20%선이 무너진 것이다. 이는 2015년도 전국 지자체 재정자립도 평균인 50.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단체 총수입에서 중앙정부가 주는 교부금 등을 제외한 자체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재산세, 취득세 등 지방세와 세외수입의 합산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보여주는 척도라 할 수 있다. 재정자립도가 높을수록 지자체의 재정력은 좋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경주시는 재정자립도 하락 원인에 대해 자주재원인 지방세와 세외수입 증가에 비해 의존재원인 교부세와 재정보전금, 국도비 보조금이 급격히 증가한 탓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자체 수입은 적은데 정부의 정책 때문에 부담해야할 재원이 턱없이 많다는 것이다. 경주시 2015년 세출결산 항목별 내역을 보면 전체 예산액 1조40억원 대비 사회복지분야 예산이 2312억1000만원(23%)으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2014년 2012억9000만원보다는 299억2000만원이나 증가했다. 다음으로 문화 및 관광으로 1821억8300만원(18.1%)이다. 이는 2014년 1220억5000만원 대비 601억여 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앞으로도 경주시의 세수증가는 더딘 반면 정부의 예산편성에 따른 지방비 부담이 꾸준히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 같은 재정자립도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주시가 예산편성을 하면서 사업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아 잉여금이 과다 발생하고 있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15년 예산현액 1조4442억41000만원 중 잉여금이 4431억2000만원으로 30.7%를 차지한다는 것은 심각한 수준이다. 회계연도 세입·세출의 결산상 생긴 잉여금인 ‘순세계잉여금’ 발생액이 2014년 1781억200만원에서 2015년에는 1835억8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54억8700만원 증가했다. 순세계잉여금은 경주시가 예산운용계획에 따라 1년 동안 쓰고 남은 돈으로, 다음연도의 중요한 재원이 되는 예산이다. 순세계잉여금이 해마다 많이 남는 것은 예산운용계획을 잘못 세웠거나, 과다하게 세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재정상황이 넉넉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운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주시의 재정자립도 하락은 결국 지역에서 꼭 필요한 사업을 실행하는데 걸림돌이 되며, 도시를 정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경주시는 우선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특단의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사업을 결정하기에 앞서 심도있는 검토는 물론 열린 행정으로 기업유치에 적극 나서고, 체납세 징수를 강화하는 등 다방면에 걸친 행정력을 보여야 한다. 경주시의회도 집행부의 예산 편성에 대해 선심성, 낭비성 예산은 없는지 철저히 살피고 견제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지자체의 재정 부담만 가중시키는 세수정책을 철회하고 지방재정을 튼튼하게 할 수 있도록 일부 국세의 지방세 전환, 국고보조사업의 예산보조율 상향 조정 등을 반드시 실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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