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청년실업률이 통계 기준 변경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12%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청년실업률은 전 연령대 실업률인 4.9%의 두 배 이상 기록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 경우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아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는 현실이다. 본지에서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창업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사례를 연재한다.
“고객은 단순히 서비스를 받으러 오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서비스에 담긴 진심입니다”
교동에서 한복대여 전문점으로 창업에 나선 ‘경주를 입다’ 김동희(33) 대표는 진심이 고객의 마음을 여는 최고의 무기라고 강조했다.
그가 진심을 강조하는 이유는 호텔리어로 근무한 경험 때문이다. 그는 학교 졸업 후 창업에 나서기 전까지 호텔리어로 근무해왔다. 그곳에서 그저 미소뿐인 서비스가 아닌 진심이 담긴 서비스가 고객에게 감동으로 전달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복 대여전문점은 그의 두 번째 창업이다. 오랜 기간 근무하던 호텔을 떠나 작은 게스트하우스로 새로운 창업에 도전했다.
“서른살이 되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호텔을 떠났지만 비슷한 업종인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하게 됐죠. 그동안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서요”
그가 호텔리어의 경험을 살려 조그만 공간에서 창업을 이뤘지만 모든 것이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단순한 일의 반복이 아닌 모든 것을 해내는 멀티가 되어야만 했다.
“게스트하우스 홍보에서 예약, 청소, 카운터 등 여자 혼자 하기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이의 손을 빌릴 수도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다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서”
성격 탓으로 돌리긴 했지만 사실 그가 1인 경영을 고집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함께 일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청소, 빨래 등 혼자 하기 힘든 일을 다른 이에게 맡겨봤습니다. 하지만 자기 일처럼 깔끔하게 해주지 않았죠. 남의 손을 빌리는 것이 제일 힘들다 생각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은 들더라도 모든 일을 혼자 할 수밖에 없었죠”
그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바로 한복 대여점.
“3년 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한복대여도 같이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한복 대여가 경주에는 활성화되지 않았죠. 올해를 목표로 한복대여와 관련해 정보도 얻고 한복 수선, 제작 등을 익혀 드디어 하고 싶었던 것을 시작하게 됐죠”
그가 시작한 한복 대여점은 일반 한복과 웨딩한복, 생활 한복 대여를 비롯해 한복 수선, 제작, 관광상품 개발, 전시하는 공간이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을 비롯해 시민들도 평소 입지 못하는 화려한 한복을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아무리 힘들어도 본인이 모든 걸 할 수 있어야 한다’며 1인 창업을 고수했던 김 대표는 이곳을 위해 게스트하우스도 가족에게 경영을 일임했다. 아무리 유능한 직원이라도 창업자만큼의 노하우나 열정을 갖고 있진 않기 때문이다.
“혼자 할 수 없다면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남들이 나처럼 서비스해주지 않습니다”
시민들과 관광객에게 좋은 한복을 저렴하게 입어볼 기회를 드리고 싶다는 김 대표. 창업은 진심이라며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고객은 단순한 서비스를 받으러 오는 것이 아닙니다. 창업자의 진심을 느끼기 위해 오는 것이죠. 진심된 서비스가 창업의 기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