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 컨퍼런스가 지난 1일 15년간 세계 시민사회의 지표가 될 ‘경주 선언문(Gyeongju Action Plan)’ 채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달 3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3일간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컨퍼런스 기간 세계 NGO 대표와 전문가는 세계시민교육과 양질의 교육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조직위원회는 1일 컨퍼런스 폐회식을 가졌다. 폐회식에는 크리스티나 갈라치 유엔 사무차장의 유엔 폐회사, 주관도시 폐회사, 컨퍼런스 기간 활동 영상 상영, 선언문 채택 등이 이어졌다.
크리스티나 갈라치 유엔 사무차장은 “많은 논의와 토론으로 더욱 풍성한 경험을 했다”며 “경주 행동 계획은 유엔 등 모두가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를 달성하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되고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엔에서는 2030 어젠다 달성을 위해 계속 NGO를 지원할 것이고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개회식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또 황교안 국무총리, 장순흥 조직위원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최양식 경주시장 등 주요 내외빈과 세계 NGO, 대학, 국제기구 전문가 등 2500여 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참여자들은 ‘세계시민교육-유엔의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 이행을 위한 협력(Achieving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Together)’을 주제로 발표하고 토론했다. 유엔의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 이행을 위한 협력 과제 17개 가운데 네 번째인 ‘양질의 교육(Quality Education)’을 집중 논의했다.
‘접근할 수 있고 안전하게 포용적인 학습공간에 대한 권리’,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 달성의 원동력’, ‘현재를 사는 미래 세계시민’, ‘지구를 지키는 세계시민’을 주제로 4개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세계 시민교육으로서의 화백회의와 화랑도’를 주제로 한 경주시 워크숍과 특별 행사인 새마을 라운드 테이블, 48개 워크숍이 이어져 세계시민교육 등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경주선언문 어떤 내용 담고, 어떻게 추진되나?
‘경주선언문’에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어젠다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과 이를 위해 유엔과 유엔 회원국에 권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청소년들의 양질의 교육 확대와 관심, 평생교육 증진, 다문화교류 촉진 등 세계시민교육의 중요성을 담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한 전문 위원회, 세계 NGO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컨퍼런스 주제인 세계시민교육에 부합한 실천 아젠다로 작성됐으며, 오는 23일 뉴욕 UN본부 회의에 상정·확정될 예정이다.
‘경주 선언문’은 컨퍼런스 전문가 분가위원회 다니엘 페럴 바하이 국제 커뮤니티 UN 대표와 폴 림(임창하) 밴더빌트 대학교수, 메리 노튼 펠리칸 대학교 교수, 브라이언 무자스 세탄 홀 대학 부교수가 발표했다.
-천년고도 경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이번 콘퍼런스는 아시아·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렸다. 60차까지 유엔 본부에서 개최했으나 2008년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한 61차 콘퍼런스부터 세계 여러 곳에서 열고 있다.
컨퍼런스는 유엔 71년 역사를 함께 해온 NGO 회의 중 전 세계 시민사회영역을 대표하는 가장 권위 있고 유서 깊은 행사로, 유엔에 등록된 1500여 개 NGO 대표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며 주요 이슈에 대한 NGO 기여방안을 협의하는 장이 됐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가 유엔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주도해 나갈 지속가능한 발전목표의 첫 해인 올해,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려 그 의미가 매우 남달랐다.
시는 종합자원회수시설, 에코물센터, 신라왕경 발굴복원 현장인 월성, 동궁과 월지, 불국사, 석굴암 등 주요 유적지를 견학하는 시정투어를 마련해 물 산업 선진도시와 천년왕도 신라문화를 널리 알렸다.
또한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보유한 MICE산업의 최적지임을 국제적으로 홍보하고, 숙박, 음식 등 연계산업의 경제유발효과와 문화관광투어를 통해 국제적 관광도시의 위상을 높이 세웠다.
최양식 시장은 “지구촌 NGO 리더들이 모여 전 세계 시민사회의 협력과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시민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경주 선언문’ 채택 등 역사의 현장인 UN NGO 컨퍼런스를 통해 경주가 전 세계에 홍보됐다”며 “앞으로도 컨퍼런스가 세계 시민사회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리더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선 출마 시사 반기문 총장, 경주서 어떤 말 남겼나]
반 총장, “과대해석·추측 자제해 달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엿새간의 한국 및 일본 체류 일정을 마무리하고 지난달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25일 입국해 6일간 방한 기간 동안 ‘대선출마 가능성 시사’라는 언급이 꼬리표를 물었다.
반 총장은 방한 첫날인 25일 제주에서 중견언론인 모임인 제주포럼 간담회에서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임기종료 후)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는 발언이 이를 더욱 증폭시키기도 했다.
30일 경주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 컨퍼런스 개회식에서 반 총장은 “경주는 신라 천년 역사를 지닌 고도로 오늘까지도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며 “경북도와 경주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없었다면 이번 컨퍼런스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먼저 운을 뗐다.
이어 한국의 젊은이를 대상으로 “여러분은 새로운 세대의 일원이다”며 “한국은 번영을 구가한 국가지만, 한국을 넘어 세계를 봐라, 다른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봐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아프리카)농촌 개발과 사회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아프리카에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를 풍성하고 유익하게 할 수 있다”며 “많은 NGO가 젊은이와 일하고, 각국이 그들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30일 경주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개회식 이후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관훈클럽 비공개 간담회 내용이 과대 확대·증폭된 면이 있어 당혹스럽다”며 “저의 국내 행동에 대해서 과대해석하거나 추측하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한기간 중 ‘개인 반기문’에 대한 집중도가 높았다는 질문에 이 같이 답변했다.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 전문]
-제66차 유엔 NGO 컨퍼런스방한 일정 중 반기문 행사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개인 반기문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대해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방한 일정하고 언론에 보도된 내용 또 제 방한 중 활동 관련해서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 제가 방한한 목적은 어떤 개인적인 목적이나 또 기자분께서 말씀하신 정치적인 행보와 이런 건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적인 행사에 참여하고 주관하기 위해 온 것이다. 유엔 NGO 컨퍼런스가 2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이번에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또 조국인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해서 아주 기쁜 마음으로 유엔 사무총장 회의를 오픈하기 위해 온 것이다.
그 기회에 제주포럼이 거의 같은 시기에 개최가 됐다. 그래서 마침 잘됐다 생각해 제주포럼에도 참석했다. 아시다시피 제주포럼은 차관 때부터 움직임이 있기 시작해서 장관 때 설립이 됐다. 사무총장으로서도 과거 2008년에 한 번 참석을 했다.
이번에 온 목적은 그야말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회원국을 방문하는 공식적인 일정의 일환이다. 그 과정에서 관훈클럽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했었는데 그런 내용이 과대·확대 증폭이 된 면이 없지않아 있어 당혹스럽게 생각하는 면이 많다.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은 저는 아직도 7개월, 오늘부터 정확하게 7개월 남았다. 저의 임기를 마지막까지 잘 마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있어서 국민 여러분들께서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다. 저의 국내에서의 행동에 대해서 과대해석하거나 추측하거나 이런 것은 자제해주시면 좋겠다.
한마디 더 하자면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 이런 데 대해서 많이 추측들을 하시고 보도를 하시는데 사실 제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는 제 자신이 제일 잘 아는 사항이며 또 제가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을 참고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