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정현주 의원(더민주당 비례대표)이 회의 중 휴대폰을 회의장 바닥에 내던진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부적절한 처사였음은 분명하다.
정현주 의원은 지난 16일 경주시의회 제213회 임시회 문화행정위원회 조례안 및 일반안건 심의 과정에서 해당 상임위원회 한순의 위원장과 신경전을 벌이다가 회의 진행에 불만을 갖고 자신의 휴대폰을 회의장 바닥에 내던졌다고 한다.
이 같은 사태의 발단은 당초 예정됐던 ‘경주시 각종 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안’이 이날 심의에 상정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됐다. 지난 11일 열린 문화행정위원회 간담회에서 경주시가 제출한 이 조례안에 대해 논란이 일자 이번 임시회에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시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현재 시의회 조례정비특위가 운영 중에 있고, 특위에서 각종 위원회 관련 조례에 대해 개선방안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경주시가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리고 문화행정위는 이 조례안에 대해 시의회 의장단 간담회를 통해 논의를 거쳐 이번 임시회에 상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 조례안이 16일 회의에 상정되지 않은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정 의원은 이유를 따지면서 반발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회의 중 한순희 위원장이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고 있는 정 의원에게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니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 핸드폰을 그만 만져라”고 지적하자 정 의원이 휴대폰을 바닥에 내던진 뒤 밖으로 나갔다 들어 온 것.
사태가 확산되자 정 의원은 “회의 도중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한 것은 잘못됐다고 인정한다. 안건 상정여부에 대해 사전 설명을 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회의 운영방식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점은 참기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시의회의 간담회나 상임위원회 회의, 예산심사,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민감한 내용에 따라 의원들 간, 의원들과 집행부 공무원 간 고성이 오가거나 물리적인 행동을 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5대 시의회 때에는 행정사무감사 중 행감위원장이 감사 진행에 협조하지 않는다며 모 의원에게 의사봉을 던지는 대형사고가 이슈가 됐고, 6대 시의회 때에는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고 고성을 지르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그때 마다 시의회 의원들의 품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의원들은 시민들을 대표해 시의회 내에서 집행부를 견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동은 곧 그들을 지지해 준 시민들의 위상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언행에 있어 항상 신중해야 하며 의견제시와 주장을 원칙에 따라 수준 있게 피력해야 한다. 이번 정 의원의 돌출행동은 아무리 이유가 있다손 치더라도 명분이 없었다고 본다. 경주시의회는 21명 의원들의 것이 아니라 26만 경주시민의 것임을 주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