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청년실업률이 통계 기준 변경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12%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청년실업률은 전 연령대 실업률인 4.9%의 두 배 이상 기록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 경우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아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는 현실이다. 본지에서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창업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사례를 연재한다.
교촌마을에서 유리체험장을 운영하는 김경범(31) 씨의 첫마디는 강렬했다. 그동안 흔히 써왔던 유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질문이었다. 김 대표는 유리체험장을 교촌마을에서 시작하게 된 이유가 바로 유리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유리에 대해 시민들이 관심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유리 역사는 기원전 5~6세기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 구슬이 부여에서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유리 기구는 신라시대 경주 고분에서 처음 출토됐죠. 금관총에서 나온 유리잔과 금령총에서 나온 유리주발, 천마총에서 나온 유리그릇 등은 지금까지 동양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독특한 형태였습니다. 특히 경주는 유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도시입니다”
그의 말처럼 유리는 고대 신라 시대부터 사용됐다. 동양적인 유리가 출현한 것은 불교가 도입된 통일신라 시대 이후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리는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도자기 등에 밀려 쇠퇴했고 비녀, 노리개 등 복식에 쓰이는 소형 제품으로 명맥을 유지해 왔다.
교촌마을에서 유리 체험장을 운영하는 그는 유리조형학 관련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대학원에서 전문 지식을 쌓고 있다. 유리 박물관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지식과 실무 경험을 쌓았고 경주에서 체험장을 운영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신라는 유리 역사가 발견되고 시작된 곳이라며 경주에서 유리 공방을 차리는 것이 꿈이라 밝혔다.
“유리를 부는 사람들의 꿈은 자기만의 스튜디오를 차리는 것입니다. 입으로 불어 유리는 제작하는 ‘glass blowing’ 작업은 뜨거운 열과 싸우는 일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공방이 필요하죠. 그곳에서 나만의 유리를 만들고 체험도 하고. 전시, 판매까지 하고 싶죠”
그는 체험장을 운영하며 최근 2년간 세월호, 메르스ㅀ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창업은 처음부터 거창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창업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지만 해보기도 전에 걱정부터 해선 안 됩니다. 저도 처음엔 작은 공방에서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에 맞춰 무엇이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창업을 시작해 열심히 노력하면 희망도 보입니다. 먼저 걱정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