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는 지난 11일 힐튼호텔 우양미술관에서 2018년 이후 예정인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폐철도 및 철도 역사 활용방안을 위한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최양식 시장, 관계 전문가 및 위원, 폐철도(역사) 인근 이·통장, 주민과 공무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문가들의 발제 및 패널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시는 그동안 폐철도 및 역사 활용방안 모색을 위해 작년 7월 4일 첫 과업을 시작으로 자문회의, 철도이설부지 활용 발전을 위한 공청회(11월 25일)를 실시했으며 올해 들어 기본구상수립을 위한 실무자 연구자 간담회, 전문가포럼 1, 2차 모임을 개최했고 이날 세미나를 열었다. 시는 오는 7월 용역을 마칠 계획이다. 세미나는 김향자 선임연구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경주시 폐선부지 활용방안 연구개요’발표를 시작으로 국내 고도계획을 직접 수립한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의 ‘경주고도의 역사적 골격회복과 철도부지 관리방안’, 황순우 바인건축 대표의 ‘경주 철도역사 및 폐선 활용한 가치 재창조’, 안계동 동심원 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의 ‘기존 폐선부지 활용이 주는 경주에서의 시사점’(경춘, 경의선 사례를 중심으로), 고병욱 인천관광공사 비상임이사의 ‘성과 있는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공공의 바람직한 역할’ 등에 대한 발제가 있었다. 이어 좌장인 승효상 건축가의 진행으로 도시계획분야 김경대, 관광분야 김규호, 조경분야 최재영 경주대 교수, 국토부 철도유휴지 연구에 참여한 바 있는 이동원 한국관광개발연구원 소장과 이성주 경주신문 편집국장이 폐철도 부지 및 역사의 새로운 활용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전문가 토론회 발제 및 토론요지] ▶채미옥(한국감정원 부동산 연구원장) 철도, 철도역 관리는 고도의 역사적 골격 회복 및 도시기능개선 차원에서 도로 체계 재편과 함께 검토돼야 한다. 도심 및 지역 기능 활성화 거점 조성, 도로기능 축소 및 노선변경과 부분적 철도 이설로 단절된 유적을 통합해 역사적 골격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폐철도 부지를 활용해 점, 선, 면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 축을 연결해야 한다. 경주역 부지는 역사문화경관을 훼손하는 고층 고밀 개발을 하지 않으면서 도심 공동화방지를 위해 경주역 부지에 시청을 이전, 경주시 활성화의 교두보로 활용해야 한다. 이전된 시청 주변에 공공문화 시설을 건립해 문화공간을 확보하고 시청인근에 환승센터를 건립해 관광객의 도심 진입 및 체류, 보행 중심의 축을 만들어야 한다. ▶황순우(바인건축 대표) 철도는 근대화의 상징으로 출동과 갈등, 연결과 단절을 내포하고 있다. 경주의 폐철도와 역사는 공유, 융합, 공존하는 재창조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유휴공간활용과 지역연계, 문화예술의 결합, 아이들에게 기억되는 도시,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하는 ‘시간의 숲’, 100일간의 도시시굴 여행 등 경주는 문화재가 있어 행복하다는 작업이 필요하다. ▶안계동(동심원 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 폐철도 부지 활용계획에 있어 두어야 할 주안점은 선형 도시 인프라로서의 연속성 유지, 철로의 존치 활용, 도시구조 재편, 미래의 자원으로서 일단 비워 놓기, 주민참여를 통한 조성, 관리계획 구축이다. 동선축, 생태축, 여가축, 문화축 그리고 역사지구, 문화재복원지구에서 연결 축을 확보하는 선형 도시 인프라로서의 연속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철로는 화물과 여객수송에서 문화와 여가수송수단으로 변하고 있으며 대체로 친보행 교통수단을 운영하면 된다. 폐철도 부지는 단절요소를 통합요소로 전환, 등진구조에서 전면구조로 전환, 연접구간 지구단위계획 수립 등을 통해 도시구재 재편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폐철도 부지는 예측불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원으로 비워놓는 것도 필요하다. 타 용도 전환, 공원지정 등을 신중히 해야 하며 서서히 채워가는 전략이 요구된다. 그리고 용도 시설에 대한 합의, 무분별한 시설점유 견제, 기금조성, 시민참여 프로그램 운영 등 주민참여를 통한 조성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고병욱(인천관광공사 비상임이사) 기초단체가 조성하는 관광지 시설용지 중 87%인 여의도 면적의 17배가 미분양 또는 개발이 방치되고 있다. 이는 관광지 개발계획의 전문지식 결여, 계획수립 측면의 종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업타당성 검토와 방문객 수요예측 미흡, 도입시설에 대한 이해부족, 타당성에 대한 확신 또는 검증이 없는 아이디어나 구상계획으로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사업예산 신청 전 타당성 검토를 위한 전문성 있는 용역이 필요하다. ▶김경대(경주대 도시개발학과 교수) 동해남부선이 관통하는 지역 중 건천 금척고분군, 무열왕릉부근, 김유신 장군묘 아래, 황오동 고분군, 월지, 사천왕사 주변은 발제자의 제기처럼 대표적으로 이설하거나 폐쇄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시가지 내 황성동, 동천동, 황오동 등 지역은 도시의 커뮤니티 연결공간으로 활용하고 폐철도 부지는 질 높은 공원, 녹지, 유보로, 광장 등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도시공간 기능의 결절점에 해당하는 건천역, 나원역, 경주역 등은 지역의 중심공간으로 활용하고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편돼야 한다. 문제는 부지가 경주시 재산이 아니라는 데 있으며 과연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것은 현실을 인식한 계획이 돼야 한다. ▶김규호(경주대 관광레저학과 교수) 폐 역사는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창작 및 전시활동지원을 위한 시설 및 공간조성과 프로그램 운영에 의한 지역문화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지역에 전승되고 있는 전통공예, 토산품, 전통음식 등 발굴과 전수교육을 통한 기념품 및 상품개발과 일자리 창출, 지역문화 및 지연산업 활성화를 해야 한다. 폐철도는 동해남부선 나원역(현곡)에서 기존철로를 이용해 도심으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대체교통구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대체교통수단은 모노레일이나 경전철 등을 검토할 수 있다. 구간은 나원역~서경주역~황성동, 동천동(기존 철도)~북천 좌안~보문단지를 연결하면 된다. 이러한 교통체계는 성수기 보문관광단지의 혼잡을 완화하고 관광객의 도심유입을 유도해 도심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이동원(한국관광개발연구원 대표) 모든 국유재산은 국유재산법에 준하여 운영되며 기재부가 총괄 관리하고 있으나 철도자산의 경우 교통시설특별회계로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직접관리하고 있다. 다만 철도의 용도폐지시 관리주체가 다시 기재부로 관리주체가 넘어오는 구조다. 현실적으로 폐철도 부지를 지자체에 무상양여, 무상임대, 사용료 감면 등을 하는 것은 현 법 개정이 있지 않으면 어려우며 유상의 임대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지자체가 협약을 통해 활용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는데, 양평의 경우 공단과 협약을 통해 기부채납에 대한 폐철도 활용 기반을 마련, 자전거도로를 조성해 연간 10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서울시의 경우 2005년 경의선 지하화로 발생한 폐철도 부지 활용을 위한 공단과의 무상사용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2013년 숲길공원과 시장이 더해진 ‘늘장’을 조성, 주민이 모이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성주(경주신문 편집국장) 논의의 주요 핵심은 도심권을 관통하는 폐철도와 부지, 경주역 부지에 대한 활용이 될 것이다. 폐철도 중 도심 구간은 철도 주변에 대한 도심 재정비를 통해 주민들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별 성장 동력을 키우는 방법이 좋겠다. 폐철도와 연계된 친환경교통체계는 주민 및 관광객의 이동권을 고려해 장기적인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 나원역~철교~형산강 좌안~예술의 전당(황성공원)~북천 좌안(경주여고)~경주역 부지~보문단지를 잇는 구간을 검토해야 한다. 경주역 부지는 국립경주박물관~복원 추진 중인 신라왕궁과 동궁, 월지~동부사적지~천마총~신라대종 테마파크~노동노서고분군~도심권(중앙전통시장 포함)~읍성지역~성동전통시장~경주역 부지~황룡사지~보문단지~불국사 등지를 연결하는 경주의 역사문화관광벨트의 중심에 있도록 구상해야 한다. 경주역 부지에 높은 시설물을 설치하는 랜드마크에 대한 논의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경주역 부지에 대한 지구계획을 수립, 천년고도 경주에 맞는 평면적 랜크마크를 만드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이 사업은 기간이 많이 걸리고 예산문제, 주민여론대립 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경주역사 부지활용, 폐철도 활용, 폐철도 철거 후 문화재 복원 등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를 정해 추진해야 한다. ▶최재영(경주대 조경도시개발학과 교수) 현 경주역 부지 활용은 경주시청사를 옮겨와 행정복합타운을 조성하고 시민들을 위한 중앙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 화랑로를 지하차도로 연장해 시가지와 동경주방면 및 보문관광단지와의 접근성을 높여 주어야 하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하는 문화관광센터를 건립해야 한다. 황성동과 동천동의 주거단지를 가로지르는 폐철도는 나무를 심어 숲이 우거진 소공원과 자전거전용도로 및 주민들의 산책로를 만들어 사철 푸른 시민휴식공간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서부권 유적지를 관통하는 철도구간은 철거하고 김유신 장군묘 아래 터널은 카페공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천왕사지, 선덕여왕릉 사이를 관통하는 동해남부선은 복원하고 이곳에서 불국사 구간은 레일바이크를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 서경주역에서 양동까지 형산강을 끼고 철도가 있기 때문에 자전거전용도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최석규(참석자 의견) 경주의 폐철도는 70km에 달하며 도시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대표적 사례다. 무엇을 담을 것인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 단기간에 할 것인가? 등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 계획을 보면 어떻게 담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다. 일본은 오사카 해안을 계획하면서 소규모포럼을 많이 열어 오랫동안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추진했다. 지역민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계속 만들어 갈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안강주민(참석자 의견) 폐철도와 역사 부지과 관련 있는 주민들의 속마음을 얼마나 읽고 있는지 의문이다.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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