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의원이 안건 심사 중 핸드폰을 내던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같은 일은 지난 16일 열린 경주시의회 제213회 임시회 문화행정위원회 조례안 및 일반안건 심의 과정에 벌어졌다. 이날 심의에서 정현주(더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 한순희 위원장과 신경전을 벌이다 오전 11시 50분경 벌떡 일어서 자신의 핸드폰을 회의장 바닥으로 내던진 것. 정 의원의 이 같은 행동은 당초 예정됐던 ‘경주시 각종 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안’이 이날 심의에 상정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됐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문화행정위원회 간담회에서 경주시가 제출한 이 조례안에 대해 논란이 일자 이번 임시회에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당시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현재 시의회 조례정비특위가 운영 중에 있고, 특위에서 각종 위원회 관련 조례에 대해 개선방안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경주시가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조례특위가 가동 중에 경주시가 의회와 사전 상의도 없이 조례안을 상정한 것은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집행부를 질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문화행정위는 이 조례안에 대해 시의회 의장단 간담회를 통해 논의를 거쳐 이번 임시회에 상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이날 문화행정위 회의가 시작되면서 이 조례안이 상정되지 않은 사실을 인지한 정현주 의원은 “사전에 이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사실을 전혀 들은 바 없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에 대해 따져 물었다. 이로 인해 회의는 두 차례나 정회되며 논란이 이어졌다. 정 의원이 핸드폰을 던진 것은 두 차례 정회 후 회의가 속개된 지 5분여 지나서였다. 한순희 위원장이 회의석상에서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있는 정현주 의원에게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니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 핸드폰을 그만 만져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정 의원은 화를 내면서 자신의 핸드폰을 바닥에 내던진 뒤 회의장 밖을 나갔다 들어오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후 점심식사를 위해 정회한 뒤에도 한순희 위원장과 한순간 대치하며 말싸움을 벌이던 정 의원은 다른 의원의 만류로 회의장 밖으로 나가며 소동은 일단락됐다. 이 같은 모습이 의회사무국 등 외부 모니터를 통해 그대로 전달되자 따가운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시민 김모(46·황성동) 씨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공식적인 회의에서 핸드폰을 던지는 것은 시의원으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시의원도 “안건 상정여부를 몰랐다면 회의 전이나 정회 시간에 이유를 파악해도 되는데 회의진행을 지연시키고, 과격한 행동을 표출한 것은 의원 자질 문제”라고 말했다. 한순희 위원장은 문제가 된 이 조례안에 대해 “의장단 차원에서 이번 임시회에 상정 않기로 최종 결정했고, 이번에 상정되는 안건을 전문위원실에서 지난 금요일(13일) 전체 위원들에게 메일로 발송했다”면서 “상정되지 않는 안건에 대해서는 논의할 필요가 없는데도 두 차례 정회하면서 정 의원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한 위원장은 “정 의원이 바로 앞자리에 앉아 5분 여간 핸드폰으로 무엇인가를 검색해 회의 진행에 방해가 돼 자제해달라는 차원에서 중단을 요청했는데 갑자기 일어서서 핸드폰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현주 의원은 “회의 도중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한 것은 잘못됐다고 인정한다”면서도 “안건 상정여부에 대해 사전 설명을 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회의 운영방식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점은 참기 힘들다”고 밝혀 향후 갈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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