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하이코에서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열린 ‘아트경주 2016’가 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감상할 수 있는 행사로 실적이나 전시 환경, 즉 외양은 분명 강화됐고 업그레이드 됐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올해로 4회째인 이 행사에 연속 4회 참여한 갤러리는 3군데 뿐이었다. 화랑들의 참여도는 시장성과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수준높은 갤러리의 참여가 알려진 것 보다는 부족했다는 지적 등 해결해야 할 숙제 또한 남긴 행사였다.
올해 네 번째를 맞이하는 아트경주 2016은 2012년 45개, 2013년 46개, 2015년 55개 갤러리에 이어 올해는 서울 등 국내 48개와 일본, 미국 등 국외 9개 등 총 57개 갤러리에서 참여해 61개 전시부스, 6개 기획전부스 운영으로 국내외 작가 400여 명 25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회화, 조각, 사진, 판화, 설치, 미디어 아트 등 국내외 유명 작품이 다수 전시판매됐다.
특히 행사기간 내내 열린 토마스 라마디유(Thomas Lamadieu), 방준호, 리우 작가가 참여한 ‘천년의 하늘, 바람 그리고 꿈’ 이란 주제의 특별전은 수준 높은 작품으로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예술의 대중화와 잠재력이 있는 유명작품의 소개, 아트경주 활성화 등을 위해 기업메세나가 총 375점 8억4천만원이 판매돼 2012년 3억 2천, 2013년 2억 3천, 2015년 4억 2천 등 지난해 대비 2배의 매출효과를 올렸다고 경주시는 밝혔다.
이번 매출이 다소 부풀려졌다는 의혹에 대해 시 담당자는 “1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면서 전시실 분위기가 구매하기 좋은 환경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예년에 비해 관람객들이 많이 찾진 않았으나 실구매자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기업 메세나로 40여 명의 기업인들이 호수가 큰 작품들을 구매해 전체 매출중에서 약 40~50% 정도의 매출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두고 갤러리 선정 기준과 참가 갤러리 수준 등에 대한 잡음도 많았다. 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경주 작가군을 갖춘 갤러리는 부스비 면제라고 명기 돼 있었다. 그러나 실력있는 경주 작가군으로 꾸려서 나온 갤러리들이 대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이 장(場)을 지역 축제의 장으로 넓히고자 협의해놓고는 컷오프의 1차 대상이 됐다. 이를 선정 직전 임박해서야 보고했다. 지역의 갤러리가 경주 작가를 끼고 나온 곳이 선정된 갤러리는 단 한 곳 뿐이다. 탈락된 이유를 납득할 수 있도록 주지시켜야 하는데 명확하지 않다. 지속가능한 대회로 가능한지 여부가 대두되고 있다”면서 “경주 작가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은 명확하다”고 했다. 지역 미술인에게도 가장 큰 축제여야 하고 같이 어우러져야하는 동력을 잃어버린 셈이다.
이에 시 담당자는 “매년 경주 작가들을 위해 특별전의 이름으로 전시에 안배를 했었다. 올해는 그런 측면에서 경주 작가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한편, 2016아트경주 미술 총감독을 맡은 김미희 감독은 “ 경주 작가들을 역차별했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표현이다. 150만원의 무료 부스비 혜택을 주는 것에는 엄정성을 띄는 것이 맞다고 봤다. 경주 작가를 대동하면 무료라는 인식이 있다보니 전국 7~8개 갤러리가 몰렸다. 그래서 탈락 시켰다. 갤러리가 경주 작가들을 뒤져서 발굴하기를 바랐는데 그렇지 않고 이 특혜를 타 지역 갤러리들이 이용하려는 것을 무산시킨 것이다. 타 지역 갤러리에 무료로 부스를 제공하기 싫었다”고 했다.
수준 미달의 갤러리가 참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0개 정도의 갤러리가 탈락됐다. 전국 아트페어 중 심사를 통해 탈락시키는 페어는 아트경주와 아트부산, 서울키아프(KIAF) 뿐이다. 사실, 60개 부스 중 10여개 부스는 탈락시키고 싶었으나 그럴 경우 전체적인 행사가 진행되지 않아서 전체를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 10개 부스면 1500만원이나 되기 때문이다”고 했다.
또, 선정에서 배제된 갤러리가 있는 반면에 두 부스를 준 갤러리에 대한 의혹에 대해선 “같은 크기의 부스가 나열해있는 것 보다는 중간중간에 큰 부스가 하나씩 있으면 동선상 관람하기 좋은 여건이 된다. 그래서 지역적인 안배를 해 두 부스를 준 경우였다. 두 부스를 통합한 것은 4개부스 정도였고 대작으로 전시를 부탁해 퀄리티를 당부했다. 두 부스의 경우 부스비를 두배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아트경주가 전국적으로 홍보되면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으며 합리적인 미술시장과 건강한 미술문화 발전 중심메카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트경주는 전체 운영 경비중 대부분을 시비로 운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갤러리 선정을 두고 운영위원회측과 지역 미술계 작가들과의 안배 문제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겨 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