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과 상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소산(小山) 박대성 화백의 등단 50주년을 맞아 화업(畵業) 반세기 소산 예술의 진수를 한 자리에 모은 전시가 경주엑스포 공원 내 솔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소산 박대성 화업 50년 기념전 ‘솔거묵향-먹 향기와 더불어 살다’가 그것. 이번 전시는 소산 화백의 대작 ‘솔거의 노래’, ‘금강설경’, ‘법의’ 등 82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솔거의 노래’는 경주 남산 삼릉 옆 소산 화백의 화실에서 본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남산의 거대한 소나무 숲을 표현하고 있다. 화가에게 있어 가장 그리기 어렵다는 소나무를 사실적 묘사와 대담한 구도, 먹의 농담과 속도감 있는 필력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소산 수묵정신의 결정체를 이루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제주도에 있는 600년 된 노송을 그린 ‘제주곰솔’은 염원을 표현한 작품. 마을의 당산 나무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것으로, 수많은 솔잎을 하나하나 그리는데 수십 만 번의 붓질이 필요한 만큼 작가가 전시를 며칠 앞두고 겨우 완성 할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 소산의 표현대로라면 따끈따끈한 작품이다.
지난 개관기념전의 ‘불국설경’에 이어 선보이는 신작 ‘금강설경’은 금강의 풍모가 달리 보이도록 재해석한 작품이다. 풍경 가운데 설경은 단순해도 그리기 쉽지 않은 소재로, 쌓인 눈의 부분은 붓질을 하지 않는다. 붓질을 하지 않고 대상을 표현한다는 흥미롭고 독특한 특징을 가졌다.
제1전시실에는 솔거의 노래, 제주곰솔, 금강설경, 법의 등 대작이 전시되며 2전시실은 경주를 담은 경주이야기 시리즈를 위주로 한 39개 작품, 3전시실은 외금강전도, 정방폭포 등 금강산, 하롱베이, 카파도키아, 장가계가는 길 등 국내외 명승지를 그린 25개 작품, 4전시실은 추사, 장욱, 모택동 등의 서체를 모방한 작품들을 위주로 한 서예작품 8점을 전시한다.
5전시실에서는 ‘현율’, ‘화우’, ‘청량산묵강’, ‘금강화개’, ‘불밝힘굴’ 등 금강의 풍경을 재해석한 6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대담한 구성과 농묵의 강조, 섬세한 필치의 집중 조명, 여백 활용 등 소산 예술의 특징을 통해 소산 예술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솔거묵향-먹향기와 더불어 살다’전을 통해 솔거미술관은 명실상부한 명품 미술관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전시는 오는 9월25일까지 경주엑스포 공원 내 경주 솔거미술관에서 계속되며 전시 개막식은 5월20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