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잔치마당이 얼마나 될까. (사)한국전통음식체험교육원(원장 박미숙·인물사진) ‘수리뫼’에서 여는 작은 파티는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흔치 않은 잔치다.
오는 17일(일), 12시부터 내남면 이조리 용산서원 옆에 있는 ‘수리뫼’에서는 개업 5주년을 맞이해 ‘서남산의 봄의 향연’을 벌인다. 식사와 다과를 즐기며 인문학 특강도 듣고 우리가락을 들으며 궁중음식전시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알토란 같은 잔치는 놓쳐서는 안되는 기회다.
올해 특히, 지금까지와는 색다른 인문학 강의의 향기를 더하는 프로그램을 추가했는데, 정형진 신라얼문화원장이 신라역사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라음식이야기를 들려준다.
수리뫼 한옥의 처마와 너른 마당을 이용해 공연장과 전시장으로 꾸민다. 경주의 향토사학자 김윤근 선생의 고유제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음악회는 가슴이 시원해지는 고로 국악단의 북춤, 이종태 선생의 양반춤과 부채춤, 진도북춤, 수리북춤 등을 선보인다. 입실에 사는 최민규 학생의 신선하고 깜찍한 트롯트는 더욱 흥취를 돋울 예정이다.
또, 박 원장은 조선왕조 궁중 음식 이수자로서 조선왕조 궁중 음식 ‘진찬의궤’에 근거한 조리법들을 34년차 연구, 재현해오고 있어서 신라음식 식재료와 요리 몇 가지도 전시할 예정이다. 이 날 잔치에 참석한 300여 명에는 수리뫼가 정성껏 준비한 한식 뷔페 식사를 통 큰 인심으로 제공할 예정이기도 하다.
“궁중음식 이수자로서 경주의 발굴된 자료를 가지고 결국은 ‘신라음식’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민들에게, 또 수리뫼를 애용해주신 고객들에게 이런 한마당을 열어 맘껏 즐기고 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하는 의미에서 체험 마당도 꾸밀 생각입니다. 민화 고무신, 한복, 염색, 규방공예, 전통유기, 목공예 등의 작가들도 초빙해 체험과 함께 판매도 동시에 하려구요. 이러한 판매를 통해 지역 예술인들이 동참하면서 각각의 업장을 홍보하면서 작가들도 자연스레 관람객과 소통하는 것을 유도하려 합니다. 따로 참가비는 없어요. 먹고 즐기고 배우고 구매도 할 수 있도록 작은 잔치 마당을 꾸미는 것이지요” 라고 하면서 많은 이들과 교류하고 나누어 베푼다는 마음으로 매년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궁중음식과 전통음식체험장인 ‘수리뫼’는 이곳에서 만든 음식 맛이 으뜸이고 이곳의 정성이 최고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장(場)이다. 음식뿐만 아니라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공간으로서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궁중음식 기능이수자인 박미숙 원장(53)이 대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체험과 식사를 동시에 즐길수 있는 전국의 궁중음식체험식당 7곳 중 경주의 수리뫼가 지정된 것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수리뫼에서는 고도 경주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즐기고 조선왕조의 맛을 입으로 즐길 수 있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소다.
“사회교육활동을 오랫동안 하면서 외식업을 갈구한것은 경주가 국제관광 도시고 요리를 하는 이들의 의식도 높아야지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고 받을 수 있다는 것에서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힘들때도 많죠. 그렇지만 국내외 손님들이 감탄사를 연발할때 보람을 느낍니다”
박 원장은 직원들을 단지 일꾼으로 부리지 않고 ‘제자’라는 개념으로 일꾼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이 행사를 여는 목적 중 하나도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장래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래서입니다. 또, 수리뫼가 더욱 알려져 많은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전환점으로서 이 작은 잔치를 마련하는 것이기도 해요. 좀 더 나은, 좀 더 변화된 요리를 선보이도록 하려면 많은 이들이 수리뫼를 찾아 주셔야 하잖아요” 라며 이런 잔치마당을 통해 일보 전진할 수 있을거라고 희망했다.
경주에 산 지 30여 년, 내남에 정착하면서 끊임없이 소소한 변화를 일으키면서 이 일에만 전념해왔다는 박 원장은 사욕을 위해서는 부탁을 하는 일이 없다. 현재 박 원장은 도내 23개 시군에 많은 특강을 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경주는 물론, 각 지역이나 단체에서의 특강을 하고 있는 등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각 지역의 음식개발과 그와 관련한 특강을 하는 것으로, 인기 강사지만 수리뫼를 가급적 비우지 않는 것이 원칙이어서 고정적인 강의는 고사한다고. 또, 서울의 궁중음식연구원에서 궁중음식 입문반과 고수반에서 강의를 한다. 정직과 성심을 다하는 진정한 ‘고수’로서의 강사 자리도 지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