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여야의 공천파동과 계파간 분열 등 정치권의 헤게모니 싸움은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주고 있다. 한마디로 진흙탕 속의 빠진 대한민국 정치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정치권의 싸움으로 인해 이번 총선은 무정책, 무관심 선거가 되고 있다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경주는 최근 몇 차례의 총선에서 정당후보와 무소속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인 곳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선거구였다.
이번 경주총선도 당초 7~8명에 달했던 예비후보군이 새누리당 공천과 함께 정리되면서 김석기(새누리당·기호1), 이상덕(더민주당·기호2), 정종복(무소속·기호5), 권영국(무소속·기호6) 등 4명의 후보로 압축됐다.
그리고 선거운동기간 막판 한 표라도 더 얻으려고 후보들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각 후보들은 시민들이 많이 왕래하는 전통시장과 오일장터, 요충지에서 거리 유세를 하면서 마지막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시민들에게 각종 공약을 전파하며 지지를 호소하는가 하면, 상대후보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붓고 있다.
경주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51.9%의 투표율을, 19대는 55.7%로 전국 평균 투표율인 54%를 겨우 넘기는데 그쳤다. 이 같은 투표율 저조는 불법타락선거로 인해 크게 실망했던 시민들이 투표장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에도 정치권에 대한 실망 때문에 낮은 투표율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번 경주총선에서는 지난 두 차례의 선거 때와는 달리 심각한 금권, 불법, 음해 선거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남은 선거운동기간동안 경주가 더 이상 낯부끄러운 선거판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치권에 대한 심판은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소신있게 행사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올바른 판단은 그동안 기형적인 선거풍토가 만연했던 경주의 정치문화를 바꾸고 경주발전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주선거의 주체는 후보자나 정당이 아닌 유권자인 경주시민들이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때 각종 불법 선거를 근절할 수 있다. 누가 시민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후보인지, 누가 경주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후보인지, 누가 공약을 잘 지킬 수 있는 후보인지 꼼꼼히 살피고 투표장으로 가자.
경주의 미래는 시민들의 투표 참여에 달려있다. 스스로 주어진 권리를 포기해 놓고 정치권을 비판할 것이 아니라 신성한 한 표로 어긋난 정치문화를 바꾸어 나가자. 4월 13일 투표장에서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우는 시민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