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 몇 주 동안 경주는 새 이웃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그들은 500여 대의 대형트럭에 이삿짐을 나누어 싣고 줄지어 먼 길을 달려와 양북면 장항리 새 집에 둥지를 틀었다. 그 새 이웃은 바로 한수원이다. 경주에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듬직한 공기업이 자리를 잡게 되어 경주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마음 든든하고 두 손 들어 환영한다.
우리 코라드가 경주로 내려온 것은 바로 5년전 이맘때다. 그리고 코라드 창립기념일이 3월 25일이다. 공교롭게도 만물이 생동하는 봄의 시작과 때를 같이하고 있다. 이 뜻 깊은 날을 맞아 코라드 전 간부는 그때의 초심을 잊지 말고 미래를 다짐하는 의미에서 24일 이른 아침 보문호수를 돌아보며 환경정화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사무실로 돌아와서는 직원들과 함께 국가와 지역에 코라드가 기여하는 길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며 각오를 다졌다. 이 기회에 지면을 빌어 코라드가 경주와 함께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또 앞으로 함께할 일들을 독자들과 먼저 나누어 보고자 한다.
코라드는 방폐장 건설과정에서의 안전성에 대한 경주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2010년 말에 이루어진 방폐물 최초 반입 이후 방폐장 운영에 더욱 만전을 기하기 위해 2011년 3월 공공기관 최초로 본사를 경주로 이전했다.
이전을 결정하면서 코라드는 방폐물 사업에 대한 경주시민의 대승적 결단에 보답하고 경주의 동반기업으로서 자리매김 하겠다는 다짐을 드린바 있다.
코라드 본사 이전이 천년고도 역사도시 경주가 원자력발전과 방폐장 운영을 동시에 수행하는 국내 최초 도시로서 이미지가 부각되고 나아가 원자력클러스터 중심도시로 발전하는데 보탬이 되고, 한편으로 본사 사옥을 도심에 위치한 폐교를 사용해 인근 지역 상권이 활성화 되고 이것이 경주 전체로 퍼지는 작은 밑거름이 되길 바랐다. 지금 역시 그 다짐에는 변함이 없다.
본사를 경주로 이전한 이후 코라드는 경주와의 동반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각종 지역지원사업, 직원들로 구성된 청정누리봉사단 활동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예산으로 범정부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유치지역 지원사업과는 별개로 방폐물 관리사업자로서 코라드는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한 여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부모 초청, 청소년 영어캠프, 사랑의 집고치기,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당 물품 지원 및 치매예방사업 등 계층별로 대상을 다양화하여 시행했다.
특히 2014년에 처음 시행한 상조물품 지원사업은 호응도가 높아 금년에도 계속할 계획이다. 그리고 그간에 단발적으로 시행하던 사업들의 만족도가 기대보다 낮았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여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방침을 최근 확정했다. 지역 특산품을 생산·가공·판로 등 전 과정에 걸쳐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육성, 우수인재 육성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이러한 사업들은 추진 단계에서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민들의 체감도와 실질적인 지역기여 효과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지난 토요일 산을 사랑하는 코라드 가족들과 함께 경주 남산에 올랐다. 금년 첫 산행이니만큼 산과 하늘을 향해 기원하는 순서가 있었다. 한잔 술을 따르고 나와 가족의 행복, 그리고 200년, 300년 뒤 경주 역사의 한 부분이 되어 있을 코라드, 새로 이웃이 된 한수원, 경주 지역사회 모두가 상생 발전하기를 빌었다. 잘생긴 돼지가 빙긋이 웃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