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병은 매우 흔하고 위험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하게 치료할 경우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병이다. 우리나라 인구 7명 중 1명이 만성 콩팥병 환자일 만큼 흔한 질병이지만, 아직까지 이해와 인식이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콩팥병이란 무엇인지 그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서 알아본다.
▶매우 흔하지만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무서운 병
콩팥병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은 10명 중 1명이 발생하지만, 만성 콩팥병은 7명 중 1명에서 발생한다. 만성 콩팥병의 진행으로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 환자도 약 7만5000명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콩팥병은 초기에 증상이 경미하거나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위험성과 중요성이 쉽게 간과되기도 한다. 콩팥병은 진행이 될 경우 매우 위중하고 무서운 질병으로 변모하는데, 말기 신부전 환자의 경우 사망률이 10만 명당 6.6명으로 유방암의 4.4명보다 높게 보고가 되고 있다. 콩팥병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5.2조원으로 우리나라의 단일 질환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이 때문에 조기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콩팥은 주먹 정도의 크기로 양측 등 갈비뼈 안쪽 아래 부위에 각각 하나씩 위치하며 소변을 만들어 내는 장기로 소변을 통해 혈액 속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몸 속 수분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담당한다.
콩팥은 우리 몸의 정수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는 것 이외에도 나트륨, 칼륨, 칼슘, 인과 같이 꼭 필요한 물질들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 D와 적혈구를 만들어 주는 조혈호르몬 등 여러 가지 호르몬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 외에도 체내에 들어온 약물이나 독소를 제거하며 혈압을 조절하기도 한다.
콩팥의 기능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80세에 이르면 30세에 비하여 그 기능이 25~30% 정도 감소한다. 예를 들어 30대 일반인의 콩팥은 1분에 약 120cc의 혈액을 거를 수 있지만, 90대 노인의 콩팥은 1분에 약 65cc의 혈액만을 거를 수 있다. 나이에 비해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능력(사구체여과율)이 많이 감소했다면 콩팥에 문제가 왔다는 신호이니 신장내과를 찾아가 의사의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한다.
▶만성 콩팥병을 예방하는 생활 수칙병
대한신장학회는 만성 콩팥병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생활 수칙을 제정하여 발표했다. 생활 수칙 중 가장 첫 번째는 음식을 싱겁게 먹는 것이다. 과다한 염분 섭취는 체액을 증가하게 하여 혈압을 높인다.
혈압이 높아지면 콩팥 안의 압력이 증가하면서 변형을 가져오게 되어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염분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찌개, 국, 젓갈, 라면, 가공 식품 등 염분 함량이 높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조리할 때 소금의 양을 줄여 싱거운 맛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외식을 줄이고 음식에 추가로 소금을 뿌리거나 찍어 먹는 등의 식습관도 바꾸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정상 체중 유지이다. 비만은 만성 콩팥병의 위험인자인 당뇨, 고혈압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로 인해 콩팥이 나빠지는 원인인 단백뇨가 나오게 된다.
세 번째는 금연과 금주이다.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렇게 수축된 혈관은 혈압을 올리면서 콩팥으로 가는 혈액의 양을 줄어들게 하여 기능을 떨어뜨린다. 또한 콩팥의 혈관을 딱딱하게 하여 콩팥 기능을 더 빨리 나빠지게 한다. 술을 마시면 혈압이 올라가고 단백뇨가 생겨서 신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음주를 하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출혈성 뇌졸중 위험은 비음주자에 비해 약 6배 이상이다.
네 번째 운동은 1주일에 3회 이상 30분씩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계 질환,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발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특히 걷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은 심혈관계 능력을 향상시키고 혈압과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해 준다.
다섯 번째, 약은 꼭 필요한 약만 콩팥 기능에 맞게 복용해야한다. 상당수의 약들이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이 되며, 일부 약들은 고용량으로 장기간 복용 시 콩팥 기능을 저해하는 콩팥 독성을 가지고 있다. 불필요한 약을 복용하게 되면 콩팥이 일을 더 많이 하게 되여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콩팥병이 있는 환자들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약물과 건강기능식품은 꼭 의사와 상담 후에 복용해야 하며,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MRI 촬영 시에 조영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꼭 예방처치를 받아야 한다.
불가피하게 콩팥 독성이 있는 약제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 신장내과 의사와 상담을 통해 콩팥 독성이 적은 약제로 변경을 하거나 약의 용량 및 용법을 조절해 콩팥 기능의 약화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
여섯 번째, 고혈압과 당뇨병은 철저히 치료해야 한다. 당뇨병과 고혈압은 만성 콩팥병의 가장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고혈압 환자의 20%, 제2형(성인) 당뇨병환자의 40% 이상에서 콩팥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절한 약제와 생활 습관 조절을 통해 고혈압 및 당뇨병을 치료할 경우 콩팥병의 발생과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일곱 번째, 정기적으로 콩팥 검사를 실시한다. 특히 만성 콩팥병이 의심되는 증상을 가지고 있거나,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콩팥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혈액검사로 콩팥 기능을, 소변 검사로 콩팥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가족 중에 만성 콩팥병환자가 있는 경우, 콩팥 독성 가능성이 있는 약이나 약초를 복용한 경우, 과거 급성 신부전 병력이 있는 경우, 65세 이상 노인은 정기적인 콩팥 검사 대상이다.
▶콩팥병 환자의 식이요법
많은 콩팥병 환자들이 콩팥에 좋은 식품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콩팥에 좋은 식품들은 어떤 환자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어떤 환자에게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콩팥병 환자는 종류와 단계에 따라 식이요법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의사와 영양사의 전문적인 지도를 받고 이에 따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콩팥병 초기 단계에는 과식을 삼가고 싱겁게 식사를 하며 충분한 채소를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콩팥의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어 고칼륨혈증과 같은 전해질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큰 경우, 과다한 채소의 섭취는 고칼륨혈증 발생으로 부정맥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이런 환자의 경우에는 채소 섭취량을 줄이고, 조리 전에 채소를 물에 충분히 담그거나 삶는 조리법을 통해 칼륨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저염식,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체중 유지, 금연 및 금주, 콩팥 독성이 있는 약제의 회피를 통해 콩팥병의 발생을 예방하고 진행을 막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콩팥병은 흔하고 그 때문에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콩팥병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정기적인검진의 필요성이 다른 질환보다 크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여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