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청년실업률이 통계 기준 변경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12%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청년실업률은 전 연령대 실업률인 4.9%의 두 배 이상 기록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 경우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아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는 현실이다. 본지에서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창업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사례를 연재한다.
“처음엔 모두들 막노동이라 만류했지만 이제는 부러워하는 눈치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힘은 들지만 어떤 일보다 보람 있습니다”
건설과 인테리어 현장에서는 청년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몸으로 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힘들고 안정적이지 않다’라는 선입견으로 청년들이 꿈꾸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 현장을 3D업종으로 표현한다. 이 현장에 젊음과 희망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젊은 창업가들이 있다.
‘THE EROOM DESIGN 실내건축연구소’ 김성목, 김태조(32) 대표는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힘든 작업 현장에 뛰어든 청년 창업가들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여러 가지다. 공사 현장 등에서 타일을 붙이고 목공일을 직접하고 상가와 공사현장에서 인테리어 작업을 도맡아 하는 일꾼이다.
“이것 저것 현장에서 안하는 게 없습니다. 믿고 맡겨 준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야죠”
이들이 창업에 나선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젊은이들이 타일과 목공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거의 없듯 이들도 처음부터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 건축학을 전공한 김성목 씨는 졸업 후 5년 가까이 영업직 회사에 근무하다 2년 전 전공을 살려 창업을 준비했다.
“입으로 하던 일에서 몸으로 하는 일로 창업하면 힘들다며 처음엔 모두 만류했죠”
김태조 씨도 마찬가지다.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미장일을 한다고 하니 찬성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고. “건축 관련 일 하는 친구를 따라 타일 판매장에 들렀다가 타일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힘든 일이지만 미래를 보고 시작하게 됐죠”
이들은 타일, 목공 등은 직접 시공하고 영업을 통해 상가공사, 리모델링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처음엔 지인들의 도움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젊은이들이 힘든 일한다며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응원해주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큰 힘이 됐죠”
이들의 일터는 포항, 울산, 대구 등 대도시가 주 무대이다. 경주에서 창업했지만 인테리어 관련 일이 많이 없어 대도시에서 작업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험한 현장에 젊은이들이 하는 모습에 한 번 공사한 곳에서 이곳저곳 소개해 줘 일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장, 목공 등 인테리어 현장에는 힘든 일 하려는 젊은 사람들이 없어 그들에겐 오히려 기회였다고 말한다.
“젊다는 것이 강점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단순히 미장만 하고 목공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도 직접하고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좋은 재료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어 고객들에게 만족감이 컸죠. 좋은 제품 싸게 공급해 주고 깔끔하게 일 처리 해주면 최고죠”
그들에게 올해의 목표는 단순했다. ‘다치지 않는 것!’이다. “하는 일이 조금 위험해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하게 일하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김성목, 김태조 대표는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일단 시작하라 말한다. “우리는 이제 시작한 초짜들이죠. 성공한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려워해 시작하지도 않았다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을 것입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도전해서 안 된다면 또다시 도전하면 되는 거죠. 아직 젊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