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주 청년회의소에서 제39회·제33회 졸업식 및 2016학년도 입학식이 개최됐다. 한림학교는 올해 중·고생 각각 6명씩 12명이 졸업했으며 19명은 검정고시에 합격해 한국방송통신대 등 상급학교에 진학했다. 또한 입학생은 중·고생 포함 50명이며 평균 연령은 60대로 할머니들이 대다수를 이뤘다. 한림야간학교는 1973년 성동경로당에서 ‘샘터 야간학교’를 시작으로 1974년 한람야간학교로 교명 변경 후 현재까지 중학교 39회, 고등학교 33회 졸업생을 배출한 지역 대표의 야간교육 기관이다. 한림야간학교 이광호 교장은 “올해도 중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나이 들어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열심히 노력해 한림야간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이다”라면서 “학생들 모두 검정고시에 합격해 상급학교에 입학해 더욱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한림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70세 이상의 나이 드신 어르신들로 포기했던 학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입학했다”면서 “이제라도 만학도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 자랑스럽다. 열심히 공부해서 모두 꿈을 이루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1] 고등학교 졸업생 손순희 씨-“한림야간학교가 병원이야, 여기 오면 하나도 안 아파!” 암 투병으로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던 손순희 할머니는 한림야간학교가 최고의 병원이라고 말했다. 손 할머니는 60대에 암에 걸려 15년째 함암 치료 중이다. 암이 전이돼 5년간 병원에서 투병 생활했다고 한다. “그땐 너무 답답했지. 병원에서 서류하나 쓸려고 해도 한글을 모르니 말이야. 마지막으로 죽기 전에 한글이라도 배우고 싶어서 한림학교를 나오게 됐어” 손 할머니는 한림야간학교에 입학해 1년간 코피 흘려가며 초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했다고 한다. “6년째 학교에 다니고 있지. 중학교는 3년 만에 졸업하고 고등학교는 2년 만에 졸업했지만 아직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지 못했어. 검정고시 합격할 때까지 학교 다닐거야” 8남매 장녀로 태어나 학교 문 앞에도 가보지 못했다는 손 할머니는 한림야간학교를 다니며 건강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한림야간학교를 다니면서 건강도 좋아졌다는 손 할머니는 “한림학교는 병원이나 마찬가지다. 이곳에 오면 아픈 것이 싹 사라진다. 많은 이들이 한림학교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2] 김은아 결혼이주여성-“우리 아이가 자랑스러워 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김은아(32) 씨는 베트남에서 태어나 12년 전 결혼해 경주에 살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이다. 2013년 한림학교에 입학해 초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올해 중학교를 졸업하게 됐다. 그는 그동안 한글을 몰라 한국 생활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한림학교를 통해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 지인을 통해 한림학교를 소개받았어요. 한국어는 할 수 있지만 글은 잘 몰라 답답했습니다. 한림학교에서 공부하며 글을 읽고 한글도 예쁘게 쓸 수 있게 돼 기뻐요” 그녀는 하루에 버스가 8번밖에 다니지 않은 시골에 살고 있다며 낮에는 일하고 밤에 공부하러 시내로 나온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네 번 한림야간학교를 다니며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에게 가장 미안했죠. 하지만 우리 아들이 가장 큰 지원군이에요.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다니라 응원해줘요” 엄마가 학교 다니는 것에 자랑스러워 한다며 고등학교도 꼭 졸업하겠다고 밝혔다. “재미있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학교에 다녔습니다. 이주 여성들이 이곳에 와서 글도 배우고 꿈도 꾸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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