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대규모 아파트 신축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교통난에 대한 해소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곡면, 황성동 등 지역 곳곳에 다세대주택이 완공돼 입주를 하거나 신축 중이어서 향후 일부 구간은 교통대란까지 예상되고 있지만 대책마련은 거북이걸음이라는 것. 그 중 가장 심각한 정체현상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현곡면으로 오가는 진입도로. 현재 지역 대부분의 차량이 출·퇴근 시간대 금장교로 몰려들어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으면서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수년전부터 차량이 급증하면서 현곡면과 황성동을 잇는 제2의 교량 건설이 시급하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빗발쳤지만, 시는 예산부족을 핑계로 미뤄오다 최근에야 유림대교 건설을 위한 기본설계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교량 건설이 신규 아파트 완공일보다 2~3년 정도 늦어질 것으로 보여 교통대란을 피할 수 없다는데 있다. 지금보다 더 극심한 교통정체가 예상되는 근거는 이렇다. 경주시의 현곡면 오류리~황성동을 잇는 형산강 유림대교 가설 계획에 따르면 올해 5억원의 예산을 들여 타당성 조사 및 기본 계획을 수립해 오는 2020년 완공할 예정이다. 사업비 400억원(국비 100억, 도비 60억, 시비 200억, 기타 40억)을 들여 폭 20m, 길이 340m 규모의 교량과 접속도로를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현곡면에 사업승인을 받아 건설 중인 대규모 아파트는 대우푸르지오 964세대, 성호마루한 뷰 131세대 등 총 1095세대다. 이들 아파트는 각각 2018년 2월과 8월 준공해 입주를 시작할 전망이다. 또 시에 따르면 푸르지오 인접 부지에 또 다른 아파트 1600세대가 주택건설사업 승인 절차를 밟고 있어 2019년경에는 총 2695세대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월말 현재 현곡면에 등록돼 있는 자동차수는 7655대(경주시 전체의 5.9%). 그리고 1월말 현곡면 인구수는 1만 6209명에 세대수는 5823세대다. 세대수 대비 등록차량수를 감안하면 세대당 1.3대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현곡면으로 등록된 자동차수와 향후 증가 예상 수를 합하면 결국 2019년경에는 총 1만1100여 대로 불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셈법에 따르면 2018년 2월부터 현곡면의 등록 자동차 수는 급증하지만,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유림대교 건설은 2020년에나 완공될 예정이어서 2~3년간 교통대란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것이다. 또 교량 건설사업에 투입되는 시비가 무려 200억원으로 향후 재원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유림대교 건설 공기가 더욱 지체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곡면 교통정체와 관련한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8년 이후 동해남부선 복선철도와 중앙선을 연결해 현곡면에 통합역사가 들어서면 차량 통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교통 혼잡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 현곡면 주민 이모(38) 씨는 “수년전부터 아파트 단지화가 되면서 자동차 증가로 교통정체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현재 러시아워 때면 나원역에서 300여m 떨어진 사거리까지 통과하는데만 10~20분이 걸린다”면서 “향후 신축되는 아파트의 입주가 완료되면 정체현상이 더욱 심각해질게 뻔한데도 경주시가 교량 건설 등 대책마련은 소홀히 해 주민 불편을 초래하게 됐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유림대교 건설에는 많은 재원이 소요돼 어려움이 있다. 재원 확충 방안으로 현재 추진 중인 형산강프로젝트 사업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황성동에서 삼성아파트 간 우회차로 개설, 동국대~삼성아파트 간 남북으로 교차로 설치, 신호체계 개선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정체현상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성·용강 일원도 심각한 교통정체 예상 현곡면 일원뿐만 아니라 황성동과 용강동 지역의 도로 사정 또한 마찬가지다. 7번국도와 연결되는 용강사거리와 황성공원에서 황성동으로 진입하는 도로 등지도 출퇴근 시간이면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아파트가 신축 중이어서 향후 극심한 정체현상이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준공한 713세대 규모의 황성동 e-편한세상에는 한수원본사 직원 300세대가 입주 중에 있으며, 용강 휴포레 1차 1588세대, KCC스위첸 339세대, 황성 휴포레 444세대 등 총 3084세대가 내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7번국도 동천동, 황성동, 용강동 구간 도로와 서천 강변도로 등은 출·퇴근 시간대에 자동차가 집중적으로 몰려 정체현상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도로정체를 책임지고 있는 관련기관들의 대책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주의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법적인 절차를 거쳐 건축 승인신청이 접수되면 승인해줄 수밖에 없는 현행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제대로 된 교통영향평가가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경주시가 교통체계에 대해 전면적으로 검토해 재정비해야 하지만 당장 눈앞에 벌어지지 않은 일로 취급해 향후 예상되는 시민불편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간별 교통정체 해소대책에 대해 따져 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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