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초·중·고 학교 대부분이 석면에 노출돼 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은 막대한 석면 자재 교체 비용때문에 손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0일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공개한 ‘전국 석면 지도’에 따르면 지역 148개 유치원을 비롯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중 89.5%에 해당하는 131개 학교에서 1급 발암 물질인 석면 자재가 사용됐다.
학교별로 확인하면 유치원 62개 중 49개, 초등학교 46개 중 44개, 중학교 20개 중 18개가 학교가 석면 자재를 사용했으며 고등학교는 20개 학교 모든 곳에서 석면 자재를 사용했다.
◆초등학교 95% 석면 자재 사용
46곳 초등학교 중에서 석면 자재를 사용한 곳은 44곳으로 밝혀졌다.
지역 초등학교 중 석면 자재 사용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양동초로 555㎡ 전체면적 중 517㎡, 93% 가까운 면적이 석면 자재로 천정이 덮여 있었으며 다음으로 양남초로 전체 면적 83%가 석면 자재로 덮여있었다. 석면 자재가 가장 많이 사용된 초등학교는 용황초로 8118㎡에 석면 자재가 사용됐으며 석면 자재를 사용하지 않은 초등학교는 감포초와 금장초 두 곳뿐이다.
◆감포중 95% 이상 석면 자재 사용
지역 중학교는 전체 20개 학교 중 18개 학교에서 석면이 포함된 자재가 사용됐다. 석면 자재 사용 비중이 높았던 곳은 감포중학교로 전체 면적 중 95%가 석면 자재가 사용됐으며 석면 자재가 가장 많이 사용된 곳은 서라벌여중으로 6144㎡에 석면 자재가 사용됐다. 전체 20개 학교 중 석면 자재를 사용하지 않은 곳은 화랑중학교와 경주여자중학교로 전체 10%에 불과했다.
◆고등학교는 100% 석면 자재 사용
지역 20개 고등학교는 모두 석면이 포함된 자재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석면 자재 사용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라고등학교로 전체 면적 중 78%에 석면 자재가 사용됐다. 석면 자재가 가장 많이 사용된 학교는 경주고등학교로 7594㎡에 석면 자재가 사용됐다. 반면 화랑고등학교는 전체 4391㎡ 면적 중 7%에 해당하는 293㎡에 석면 자재가 사용돼 가장 낮았다.
◆석면 자재 사용 비율 100%인 병설 유치원
지역 초등학교 부설 병설 유치원은 석면 자재 사용 면적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밝혀졌다. 모화초 병설유치원, 입실초 병설유치원, 연안초 병설유치원, 불국사초 병설유치원, 신라초 병설유치원, 강동초 병설유치원은 천장 부분을 100% 석면 포함 자재로 뒤덮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지어진 학교 석면 자재 미사용
이번 석면 지도에서 지역 초·중·고 중 석면 자재를 사용하지 않은 학교는 감포초등학교와 금장초등학교, 화랑중학교, 경주여자중학교 등 4곳이 전부였다.
이곳 학교들은 2000년 이후 신설됐거나 신축한 곳이다. 금장초등학교 2004년 설립인가를 받았고 감포초는 2008년 새롭게 건물을 지었다. 화랑중은 2008년 설립됐으며 경주여자중학교는 2009년 학교를 신축해 이전했다.
교육청 시설과 관계자는 “예전에 지어진 학교는 석면 관련된 관련법이 없어 천장 텍스에 석면이 함유된 자재가 사용됐다”면서 “현재는 관련법이 생겨 석면이 함유된 천장 텍스는 생산되지도 않고 사용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석면 자재 해체가 답!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문제
교육청은 석면 자재가 사용된 학교는 기존 석면 포함 텍스를 모두 철거하고 새로운 텍스로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청에는 석면 교체 관련 배정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교육청에서 석면 교체 관련된 예산으로는 일 년에 1~2곳 정도의 학교만이 석면 교체가 가능하다. 올해 석면 교체가 예정된 학교는 황성초와 옥산초 등 2곳이 전부다. 교육청에 석면 교체 예산이 증액되지 않는다면 지역 학교 석면 자재 교체에는 약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교육청 시설과 담당자는 “석면 교체 비용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평균 2억 정도 예산이 필요하다. 지역 모든 학교 석면 교체를 할 경우 수백억의 예산이 소요돼 사실상 한 번에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면서 “매년 예산을 책정해 석면 자재를 교체해 갈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