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서른 세 번째에 해당하는 병신년(丙申年) 원숭이의 해다. 원숭이를 생각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원숭이 엉덩이는 빠~알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로’로 이어지다가 마지막에는 ‘높으면 백두산!’으로 씩씩하게 끝나는 이 동요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연초에 경주소년소녀합창단을 대상으로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다. TV도 없고 휴대폰도 없던 시절을 살았던 우리 어른들이나 이런 노래를 알지,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요즘 어린이들이 그 동요를 알까?’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 오래된 노래를 어린이들과 신이 나서 불렀다. 재미있는 이야기나 아름다운 화음은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의 기억에 잊혀 지지 않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가 보다. 필자가 어릴 때는 동물원이 서울이나 대구, 대전 같은 큰 도시에만 있어 시골에서 자란 나로서는 원숭이 엉덩이가 정말 빨간지 알 길이 없었다. 원숭이와 게가 떡을 두고 다투다 게가 집게발로 원숭이 엉덩이를 꽉 깨무는 바람에 엉덩이가 빨갛게 되었다고 손녀의 동화책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원숭이는 매일 앉아 있다 보니 털이 빠져 버렸고, 사람의 입술이 빨간 이유와 비슷해 엉덩이가 빨갛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숭이는 인간과 닮았고 흉내를 잘 내어 간사하고 재수 없는 동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조선 후기 제작한 것으로 추정하는 ‘안하이갑도’(眼下二甲圖)를 보면 머리가 영특한 원숭이가 나뭇가지를 도구 삼아 두 마리의 게를 잡는 장면을 그렸는데, 민화에서 게는 갑(甲)을 뜻한다. 선비가 소과와 대과 등 두가지 시험에 급제해 높은 벼슬에 나아가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뜻한다고 하니 우리 선조들은 거침없이 나무를 오르는 원숭이한테서 변화무쌍한 생동의 에너지와 함께 높은 벼슬과 출세의 상징으로 여긴 것 같다. 며칠 있으면 설날이다. 30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고향을 가기 위해 기차에 오르고 자동차에 몸을 싣는다. 숫자가 줄기는 했지만 요즘도 설연휴 기차표를 끊기 위해 역 대합실에서 밤을 새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것은 바로 어릴 적 추억이 있는 부모님, 친지, 친구가 있는 ‘고향’이라는 푸근함이 그립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코라드 가족들은 모두 경주가 고향이 되었다. 내가 살고, 자식에 손자까지 100년 200년 경주에 터를 잡고 살아가면 그곳이 바로 고향이 되는 것이다. 고향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은 없다. 우리 코라드는 방폐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경주시, 경주교육지원청 등 유관기관과 지역사회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가치창출을 위한 활동도 계속할 것이다. 코라드와 지자체, 지역사회가 갖고 있는 장점을 잘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 진정한 상생의 길이며 고향 사랑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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