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30만을 바라보던 경주시 인구가 끊임없이 줄어들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경주시 인구는 1997년 29만2137명을 정점으로 2009년까지 매년 2000여 명씩 감소했다. 2010년부터는 평균 1000여 명으로 감소 추세가 둔화됐지만 지난해 11월말 기준 25만9686명으로 26만명선 마저 무너졌다.
한국경제기획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경주시 인구는 25만3097명, 2019년에는 24만8958명, 10년 뒤인 2025년에는 24만732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해 경주시의 인구 지키기가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경주시 인구 감소원인은 교육 문화 등 정주여건 미흡, 관광산업 침체, 기업유치 부진 등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교육인프라 취약과 일자리 부족 등은 젊은 층의 유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주시의 인구감소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지리적인 여건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울산광역시와 가까운 외동읍이나 양남면, 포항시와 가까운 안강읍과 강동면의 인구 감소는 심각할 정도다.
조사에 따르면 안강읍의 경우 2010년 3만1655명에서 작년 11월에는 2만8889명으로 무려 2766명이 감소했다. 지난 5년간 경주시 연간 인구감소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은 강동면도 마찬가지다.
최근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구증가가 기대됐던 외동읍은 인구는 많은데 경주시민들은 늘지 않고 있다. 감포읍과 양남면, 양북면도 급격한 감소추세다. 이 지역은 울산~포항을 잇는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20분이면 울산을 왕래하는 곳이 됐다.
반면 경주시에 오려면 족히 40분은 걸리는 거리다. 여기에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토지개발제한과 급격히 늘고 있는 노령인구 증가로 인한 사회비용 요인발생 등이 경주시의 인구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인구감소는 경쟁력 없는 교육환경과 불안정한 노후대책, 단순한 정주환경, 주거비용 부담 증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제활동환경, 노인인구 증가, 각종 규제 등이 주요인이다.
요인은 아주 분명하지만 증가대책은 항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 처방이 시원찮았다는 것이다. 경주시는 연구원의 예측과는 달리 2020년까지 인구30만을 목표로 정해 시정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교육환경 및 경제활동여건 개선 등을 통해 일자리를 늘이겠다는 계획이다. 인구 40만을 근간으로 2020도시기본계획을 수립했던 과거에 비해 솔직한 목표이긴 하다.
경주시가 출산율 저하나 자연발생적으로 인한 인구감소를 막을 순 없다. 하지만 경주시가 할 수 있는 물리적인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한다면 그나마 오늘과 같은 인구급감은 없을 것이다. 인구 늘이기는 전문기관의 정확한 분석과 이를 해결하려는 정치권과 행정의 의지, 소통하고 존중하는 지역사회의 분위기가 하나가 될 때 가능하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