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환경운동연합과 월성원전인접지역이주대책위원회는 서울에서 ‘월성원전 주민 삼중수소 검사결과 발표 및 대책마련 요구 기자회견’을 갖고 월성원전주변 주민 몸속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015년 11월 경주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는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에 주민 40명의 소변검사를 의뢰했는데 검사 시료 40개 전체에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100% 검출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5세부터 19세까지 9명의 아동과 청소년도 포함돼 있다는 발표여서 충격이 더욱 크다.
방사능 노출에 따른 여러 가지 사건들 중에 ‘영광원전 무뇌아 사건’과 ‘월성원전 주변 기형송아지’문제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때가 있었다. 원전안전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면서 정부는 1990년 4월부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안윤옥 교수를 책임자로 하고 영광, 고리, 월성, 울진 등 전국 4개 원전지역 인근의 대학병원과 그 외 기관들이 참여하는 ‘원전종사자 및 주변주민 역학조사 연구’라는 역학조사를 시행한 바 있다.
방사선 관련 암에는 위암, 간암, 폐암, 골암, 유방암, 갑상선암, 다발성골수증, 림프성백혈병, 골수성백혈병, 상세불명 백혈병 등 10가지인데, 원전과 관련하여 가장 민감하고 관심이 집중되는 암이 갑상선암이다. 최근 월성원전 인근지역에서도 여성들에게 갑상선암이 많이 발생하여 환경단체와 한수원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경주에는 캔두형 중수로 원전인 월성 1~4호기가 가동 중에 있다. 특히 30년 수명을 다한 월성 1호기가 작년 6월에 재가동되면서 검출 농도도 더 높아졌다고 하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삼중수소(三重水素) 또는 트리튬(tritium)은 수소의 동위원소이다. 삼중수소는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형 원전에서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방사성물질이다. 삼중수소는 장기적으로 노출될 때 백혈병이나 암을 유발하는 위험이 있다고 국제 논문 등에서 보고되고 있다. 더구나 방사선으로 인한 건강 피해는 성인에 비해 어린아이로 갈수록 더 민감하다.
월성원전은 중수로 원전이라서 삼중수소(양성자 1개, 중성자 2개로 구성된 원자핵을 가진 방사성동위원소이다)가 다른 경수로 원전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더 방출된다. 원자력발전소가 정상 가동 중이라도 삼중수소 등 방사성물질이 발생한다. 삼중수소는 핵분열 시에 발생하는 방사성물질로 주로 중수로 원전의 냉각재인 중수의 중수소에 핵분열 시 발생한 중성자가 결합해 삼중수소가 생성된다. 삼중수소는 크기가 매우 작고 이온을 띄지 않아 금속과 콘크리트 구조물을 통과한다.
특히 이번 월성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의 조사로 식수와 음식물 외에 호흡을 통한 방사능 오염이 추정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는 이번 삼중수소 검출의 의미와 건강영향에 대한 입장 표명에서 “소변 중의 삼중수소가 나온다는 것은 원전으로부터 방출된 방사능 물질에 노출된다는 것이며, 특히 내부노출이 되고 있어 그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오염원의 관리를 제대로 해 환경노출을 줄임으로써 전체적인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원전주변지역에 암환자 발생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와 원전사업자는 기준치 이하라고만 하면서 방사성물질에 의한 건강피해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조사를 하고 있지 않다.
앞으로 한수원은 월성원전에 설치되어 있는 삼중수소제거설비와 중수증기회수 계통의 운영 효율성을 통하여 삼중수소의 배출을 최대한 저감 시켜야 한다. 특히 주민들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전으로부터의 삼중수소 배출량 정보 공개 및 원전주변 환경에 대한 삼중수소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