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앞두고 지난 11일 새누리당 공천룰이 확정된 가운데 공천을 받기 위한 예비후보들의 세몰이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13일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 3명이 현직 국회의원을 떠나 다른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이날 오후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4명과 시의원 14명이 “특정후보에 줄서기 하는 후진적 관행을 끊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해 귀추가 주목된다. 새누리당 공천룰에 따르면 국민참여경선은 국민 70%, 당원 30%의 여론조사 경선방식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공천을 받기 위한 예비후보들은 일반여론 지지 끌어올리기와 책임당원 장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도·시의원들 “줄서기 하지 않겠다”
총선 때마다 움직임이 빈번했던 경주지역 새누리당 도·시의원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경주시의회는 21명의 시의원 중 새누리당 19명, 무소속 1명, 더불어민주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새누리당 소속 박승직, 최덕규, 정문락 시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김석기 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새누리당 소속 배진석, 이동호, 이진락, 최병준 도의원과 권영길 의장, 서호대 부의장, 김병도, 김성규, 김성수, 김영희, 김항대, 박귀룡, 윤병길, 이동은, 이철우, 장동호, 한순희, 한현태 등 14명(손경익, 엄순섭 의원은 동참하지 않음)의 시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경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과거를 답습하는 줄서기 구태정치에 통탄을 금치 못하며 이제는 특정후보에 줄서기 하는 후진적 관행을 끊어야 한다”며 비판했다. 이들의 성명서 발표는 김석기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3명의 시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소속 도·시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새누리당의 공천룰이 정해진 시점에서 경주시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특정후보에 대한 줄서기 행태는 경주를 혼탁선거로 만들어 민심이 사분오열되고 경주의 의회정치를 후퇴하게 만들 것”이라며 “지방의회 의원은 시민의 대표주자로서 주민과 소통하며 대표하는 최고 의결기관이자 시정을 감시할 기관이지, 권력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모양새로 특정후보에 눈치를 보며 줄서기를 하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당내 경선이 끝난 후 새누리당 후보가 결정되고 나서 당선을 시키기 위해 노력해도 늦지 않다”면서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 또 다른 행태의 지방의원 줄서기가 과연 타당한지, 또한 자신을 지지하게 만든 특정후보가 과연 옳은지 경주시민이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박승직 시의원 등 3명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경주발전을 위한 현안사업을 원만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국비를 확보해야 가능하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소통과 신뢰가 있는 사람, 향상 열린 마음으로 집행부와 시의회, 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면서 “‘엘리트 경찰에서 일등 CEO로’ 소통과 화합으로 탁월한 경영능력을 검증 받은 사람, 대통령이 임명한 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해 노조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공 경영 신화를 만들어 낸 김석기 예비후보가 적임자”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한편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에는 새누리당 공천파문 등이 겹치면서 도·시의원들의 선거 캠프가세가 늦었다. 최종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던 정수성 캠프에는 당시 새누리당 소속의 김일헌 의장, 박병훈, 최학철 도의원, 정석호 시의원이 선거대책위의 주축이 돼 활동했다. 그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석기 캠프에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종근(내남, 건천, 산내, 서면), 윤병길 시의원과 무소속 김동해 시의원이 가세했었다.
#정해진 새누리당 공천룰 지지도 올리기 경쟁 치열
지난 11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를 통해 공천룰이 확정됨에 따라 예비후보들의 지지도 올리기가 더욱 치열하다. 결정된 공천룰은 △상향식공천원칙 △국민참여비율은 국민 70%, 당원 30%로 해 여론조사 실시. 지역에 따라 최고위원회 의결 시 100% 국민경선투표 실행 △안심번호 도입 △정치신인, 여성, 장애인, 유공자(독립·참전·국가) 경선 참여시 10% 가산점 부여. 청년(만 40세 이하)에게 20% 가산점 부여 △과반수 득표부재 혹은 1, 2위 격차 10% 이하일 경우 경선투표 실시 등이 골자다. 이중 정치신인의 제외 대상은 전·현직 국회의원 및 선거 후보자, 광역·기초단체장 및 선거 후보자 등과 함께 교육감, 재선이상 지방의원, 지방의회장, 장관급 정무직 공무원, 인사청문회대상 공무원 등으로 확대 적용한다.
이에 따라 경주지역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각각 다른 규정이 적용될 전망이다. 정수성 현 의원과 정종복 전 의원, 김석기 예비후보는 각각 가산점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김원길, 이주형, 이중원 예비후보는 정치신인 그룹에 포함되기 때문에 가산점 10%를 적용 받는다. 새누리당 중앙당 관계자에 따르면 만 40세 이하란 일반전인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주형 예비후보는 청년 및정치신인후보로 가산점 20%에 해당된다.
이번 경주총선은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된 2012년 총선 때와는 달리 여론조사 경선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1차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예비후보들의 지지율 올리기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새누리당 경주시당원협의회에 속한 책임당원들의 행보가 당원여론조사에서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경주시당협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경주지역 새누리당 당원은 1만1000여 명에 달한다. 이중 여론조사 경선에 참여하는 전체당원 30% 중 책임당원은 모두 포함되는데 현재 경주지역 책임당원 수는 1800여 명 선이다.
이들 책임당원들은 정수성 현 의원이 재선 이후 당원을 정리하면서 절반가량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책임당원들은 선거 초반부터 이해득실에 따라 각각 다른 예비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어 이들의 행보도 여론조사 경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