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이렇게 살다가 언니가 병원에 갈 일 없이 편하게 돌아가셨으면 하는 것이 소원입니다” 현재 경주시 거주 노인인구는 4만5천여명으로 인구대비 17.5%를 차지하고 있으며, 100세이상 장수어르신도 22명으로 경상북도 내 최고다. 그 중 지역에서 100세 이상 어르신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외동읍이다. 외동읍 석계리 김달숙(100세) 어르신 댁을 찾았다. 석계리는 구정을 앞두고 뻥튀기 장수가 마을회관 앞에 진을 치고 있었고 옹기종기 주민들이 모여 있는 전형적인 시골마을 이었다. 올해 100세 된 언니와 함께 이 생을 서로 의지하고 사는 여동생 김경수(87세)할머니 자매가 사는 집은 비질이 잘된 마당을 거쳐 윤이 반지르한 장독대와 무쇠솥에는 군불을 땐 탓인지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동생인 김경수(87세)할머니는 “제가 텃밭에 고추, 콩 등 농사를 조금 짓는데 그 농삿일을 언니가 도와줍니다. 기운이 없어서 그렇지 정신은 온전하시고요. 헛된 말도 없으시고 깨끗하신 성품이지요. 그것이 자랑입니다. 식물 ‘중생’ 안되고 자리보전 하지않으니 다행이잖은가요?”한다. 김달숙 할머니는 한때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으나 이 마을에서 수행하는 동생의 작은 암자에 정착하고부터 차도 마시고 채식 위주로 식사해 다시 건강이 호전됐다고 한다. 김달숙 할머니는 아직 버선이나 해진 옷 등은 직접 꿰매서 입을 정도로 건강한 편이다. 채식 위주의 식단과 적당한 움직임이 아마도 장수의 비결인 듯 했다. 이 자매 할머니 댁에는 다정재가노인복지센터(김언자 센터장)에서 요양보호사가 일주일에 화, 목, 금, 토 네 번 다녀가고 목욕 봉사팀은 일주일에 한 번 다녀간다. “보호자가 단단해야 하는데 보호자가 이렇게 허술하니 어쩌겠어요? 내가 건강해야 하는데 혹여 내가 병원에 누워있으면 이 어른은 늘 울지...동생인 내가 먼저 갈까봐“ 지긋하게 동생의 말을 듣고 있던 김달숙 할머니는 “동생이 없으면 난 못살아. 의지하고 같이 세월 보내는 거야” 한다. 두 자매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이 마을에는 이 어르신과 동갑내기 할머니가 계셨는데 한 달 전 오랜 치매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100세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살다 가는 것은 누구나의 희망 사항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였다. 자매 할머니 댁의 작은 법당과 거처는 비가 자주 새서 생활하기 힘이 든다고 한다. “요양보호사가 도와줘서 김장을 이리저리 주물러서 했어요. 요즘은 김치와 무 박박 긁어서 국 끓이고 해서 먹어요. 요양보호사가 가끔씩 오뎅, 떡도 가져다주고 쌀도 채워 줍니다. 빨래나 청소, 반찬도 장만해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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