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서 경주의 특산식품을 검색하면 경주빵과 경주찰보리빵이 대표적인 특산품으로 등장한다. 우리 지역을 살펴보더라도 시내 주요 도로변에는 몇 집 건너 하나씩 이들 빵집이 자리하고 관광객들도 즐겨 구매를 하고 있으니 대표적인 먹거리 임에는 틀림이 없다. 외곽지까지 포함하면 빵집은 대략 100여개소가 넘고 거의 모든 점포가 경주빵과 함께 경주찰보리빵을 같이 만들고 있지만 이들 업체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기관은 없는 형편이다. 관광도시 경주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지역의 대표 먹거리에 대한 권리 확보와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세계 각국의 유명 관광지에서는 그 지역마다의 특산품 빵과 과자류가 활개 돋힌 듯 팔리고 있듯이 경주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빵은 밀가루를 주재료로 하여 구워 낸 것으로 성경책에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 라는 구절이 등장하는 등 그 유래는 대략 60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밀가루의 원산지는 트랜스코카서스, 즉 터키를 중심으로 한 인근 국가로 알려져 있고 이 밀이 기원전 800년경 이집트로 전해져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의 빵과 비슷한 것이 되었다고 한다. 로마에서 제빵 기술이 크게 발전하였으나 멸망과 더불어 유럽 전역으로 전파된 후 대중화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890년대 외국 선교사들에 의하여 유입되었으며, 빵이란 단어의 유래는 포르투칼어 팡(PAO), 에스파냐어 판(PAN), 이탈리아어 파네(PANE), 프랑스어 팽(PAIN) 등의 명칭이 일본을 거쳐서 한국에 들어와 발음이 비슷한 빵으로 되었다. 경주빵의 기원은 황남빵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939년 최영화 옹이 경주시 황남동에서 처음 만들면서 동네이름을 붙인 것이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서 팥앙금으로 속을 가득 채우고 둥글게 여민 다음 윗부분에 국화문양을 찍고 계란물을 발라 구워낸 빵이며, 이의 근원도 일본의 빵에 잇닿아 있다. 1990년대부터 관광활성화가 될 즈음에 황남빵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기술을 배운 사람들이 하나 둘 점포를 내게 되면서 상표등록이 된 황남빵의 이름 대신 경주빵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따라서 황남빵이나 경주빵의 모양과 팥앙금 속을 넣는 방법은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경주찰보리빵의 기원도 일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지금의 모양과는 조금 다르지만 1990년대말 조동대씨가 단맛이 진한 경주빵에 대응하여 일본의 모미지(단풍)빵을 본으로 하여 경주단풍빵으로 시작을 하였으나 호응을 받지 못하게 되자 속초로 옮겨서 설악산단풍빵으로 바꾸어 지금은 명물이 되었다. 이시기 일본으로부터 들어 온 이와 같은 빵류를 굽는 틀은 붕어빵틀처럼 틀에 밀가루 반죽을 넣어 굽는 것과 널찍한 동판에 달걀프라이 하듯이 군데군데 밀가루 반죽을 동그랗게 얻은 후 구워서 사이에 팥앙금을 넣고 두 장을 포갠 것이었다. 그 후 2000년대 들어서며 서영석씨가 경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찰보리를 주재료로 하여 단석가찰보리빵으로 이름을 붙이면서 찰보리빵이란 명칭이 보편화되었다. 경주빵과 경주찰보리빵은 거슬러 올라가면 유럽에서 일본으로,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이동된 빵의 역사에 궤를 같이 하지만 지금은 경주만의 빵으로 재탄생 된 것으로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경주의 지명을 달고 있는 두 가지 빵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상표등록을 해야 한다. 상표등록 기준으로 볼 때 경주라는 지명은 고유 지명을 나타내는 명사로서 이를 대표어로 넣은 명칭을 어느 개인이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 이를 틈타서 지금도 타지역에서는 경주의 지명을 붙인 빵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생산하여 우리 지역의 위상은 물론 역내의 업체들까지 손해를 입히고 있는 실정이다. 상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들 빵을 만드는 사람들이 조합 법인을 만들어 공동의 상표로 등록하면 되며, 그렇게 될 경우 상표의 권리 또한 법인과 구성원이 가지게 된다. 아울러 법인은 그 상표에 걸맞는 빵의 품질과 규격을 표준화 하고 구성원 개개인은 품질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만이 경주를 대표하는 특산 식품은 제대로 된 가치를 영구히 지속해 나갈 수 있다. 우리 지역의 특산품인 빵의 재료에 대한 원산지라던가 함량과 영양 성분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제는 모양만 비슷한 오늘의 상황을 넘어서 품질은 물론 품격까지 고루 갖춘 경주의 빵으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앞장을 서야 한다. 이들 업체의 현황을 파악하고 조합 구성 등에 필요한 요건들을 하나하나 챙겨서 지도해 나간다면 머지않은 시일에 관광 경주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