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明] 동계훈련 유치로 스포츠도시 위상 떨쳐
경주시가 스포츠명품 도시에 걸맞게 올해 역시 전국 최고의 동계훈련 최적지로 각광받고 있다. 시는 축구, 태권도, 야구 등 3개 종목 4300여 명의 선수가 1월 초부터 2월 말까지 2개월 동안 동계훈련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축구는 축구공원, 알천축구장, 건천운동장에서 27개팀 840여명이 동계훈련에 참가한다.
태권도는 진현동 태권도훈련장 및 토함산 일대 등에서 150개팀 2500여명, 야구는 경주생활체육공원야구장, 알천리틀야구장, 축구공원에서 29개팀 900여명이 훈련에 참가한다. 특히 경주컵 2016 동계훈련 전국유소년 축구페스티벌은 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 75개팀 1500여명이 참가해 147경기가 축구공원 등에서 열려 관광 비수기 겨울철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주가 동계훈련지로 각광 받는 이유는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숙박시설과 겨울철에도 대부분의 기온이 영상을 기록하는 등 각 종목마다 풍부한 스포츠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최양식 시장은 “스포츠 경제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위한 경주시의 발판은 스포츠에서 찾아야 한다”며 “각종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한편 경주시는 여름철 비수기에 ‘화랑대기 전국초등학교유소년 축구대회’, ‘경주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열리며, 아울러 국내외 80개국 400개 팀 3만5000여명의 참여가 예상되는 ‘경주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 대회’도 개최된다.
[경주의 暗] 시급한 태권도 동계 실내훈련장 건립
“휴식시간에 너무 춥고, 화장실 가기가 불편해요”
지난 12일 오전 10시 진현동에 설치된 태권도 동계훈련장 안으로 들어서자 선수들의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훈련 열기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곳 훈련장은 매년 설치와 철거를 반복하고 있는 천막형 간이훈련장으로 마련돼 화장실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 훈련 후 휴식시간이면 흘린 땀이 식어 곧바로 추위가 엄습해 오지만 마땅한 휴게시설이 없어 선수들은 벌벌 떨고 있었다.
수년째 경주에서 동계훈련을 하고 있다는 서울의 한 중학교 태권도부 코치는 “현재 인근 화장실이 없어 각 학교마다 인근에 위치한 숙소 화장실을 각각 이용해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불평했다.
또 부산서 전지훈련을 온 선수들은 “천막형 훈련장이다 보니 아침 첫 훈련시간이나 휴식시간에는 추위에 떨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훈련장이나 인근 어느 한 곳이라도 따뜻한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매년 2~3000여 명 규모의 선수단이 찾으면서 전국 최대 태권도 동계훈련지로 각광받고 있는 경주시가 제대로 된 실내훈련장이 없어 선수단의 불편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태권도 동계훈련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4년경부터 천막형 훈련장을 설치하고 철거하는데 매년 7000여 만원의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면서 태권도가 겨울철 관광비수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만큼 실내스포츠시설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역 태권도계 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열악한 훈련장 시설로 인해 태권도 성지인 경주의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축구 등 다른 스포츠에 비해 투자가 없었다”면서 “매년 소비성 예산을 사용하면서 낭비하느니 실내훈련장을 건립해 더 많은 선수단을 유치하는 것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 나은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경주시 건립계획에 시의회 일단 제동
경주시는 지난해 11월 불국사 숙박단지(진현동) 내 실내스포츠시설 건립을 위해 2016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의 계획안에 따르면 사업비 45억원(지특예산 13억5000만원, 도비 3억원, 시비 28억5000만원)을 들여 2018년 6월까지 부지 2744㎡에 건축규모 1700㎡, 지상 1층 1동을 건립한다는 것.
겨울철엔 태권도전지훈련장으로, 평소에는 체력단련장, 배드민턴장 등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실내생활체육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선진화된 전지훈련장 조성으로 선수 만족도 및 기량 향상과, 전지훈련 규모를 확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고, 매년 7000만원 정도의 소비성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경주시의회 제208회 임시회에서 투융자 심사 등 행정절차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목록 삭제돼 2016년도 예산안에 이와 관련한 예산을 편성조차 하지 못했다.
-동계캠프 선수단 확대위해 건립 서둘러야
상황이 이러자 지역 체육계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실내스포츠시설 건립을 지금보다 더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주가 태권도 성지로서 상징성과 겨울철 훈련에 적합한 기온, 그리고 풍부한 숙박단지 등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서도 제대로 된 실내훈련장이 없다면 향후 전지훈련장으로서의 매력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
이는 각 지자체들마다 동계 훈련 최적지임을 강조하며 전국을 대상으로 스포츠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꾸준히 경주를 찾는 선수단이 줄어들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경주의 체육계 한 관계자는 “경주가 태권도 발상지로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어도 편의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훈련장으로 인해 선수단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가장 저변이 넓은 태권도 인구를 감안한다면 동계훈련장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진현동 실내스포츠시설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시의회와 협의해 예산 확보에 주력하겠다”면서 “스포츠시설 건립이 마무리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선수단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욱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