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과 방사능의 영향분석이라는 주제 아래 본지는 세 차례에 걸쳐 갑상선암과의 관계, 삼중수소의 영향, 1g에 3000만원을 호가하는 삼중수소의 가치에 대해 살펴봤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 및 활용한다면 무한한 경제성을 지닌 삼중수소의 진가를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남아 있기도 하다.
이 같은 논란의 진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환경안전연구부 김인규 박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박사는 “원전은 설계부터 운영까지 다중방호시스템에 입각해 가동되고 있으며, 정상적인 가동 시 환경 내 방사성물질은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조사에서 원전주변 주민에게 검출된 삼중수소 양은 극히 미량이며 이로 인해 1년간 0.0006mSv 정도의 선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1년간 바나나 6개를 먹었을 때 자연방사성 물질인 칼륨(K-40)에 의해 인체가 받는 선량과 같아 피폭에 의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정확하지 않고 잘못된 정보로 인한 방사선영향 염려증 때문에 발생되는 불안감에 의한 스트레스가 오히려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방사선과 방사능의 차이를 쉽게 설명하신다면?
흔히들 방사선과 방사능을 혼돈해 생각하기 쉽습니다. 방사선은 방사성물질이 내는 에너지 흐름이고 방사능은 말 그대로 방사성물질의 능력 즉 방사성물질이 방사선을 내는 강도를 말합니다. 간단히 비유하면 장작의 개수는 방사능, 장작이 타면서 나오는 열은 방사선에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과 원전인근에서 검출되는 방사성물질의 종류와 그 양은 어떤지요?
과거 핵실험, 체르노빌, 후쿠시마원전사고 등으로 전 지구적인 방사성오염에 의해 지금도 세슘(Cs-137)이 전국에서 검출되고 있으며 원자력발전소 운영으로 원전인근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삼중수소가 미량 검출되고 있습니다. 월성원전 인근의 공기에서 0.5 Bq/㎥(평방미터당 베크렐), 빗물에서 40Bq/L(리터당 베크렐), 식수에서 8Bq/L 정도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식수의 삼중수소 섭취제한 기준은 미국 740Bq/L, 캐나다 7000Bq/L, 세계보건기구 1만Bq/L로 원전인근에서 검출되는 삼중수소 방사능 양은 극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원전에서는 극미한 수준의 삼중수소라도 배출량을 더욱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사선과 관련된 단위로 mSv, Bq 등이 사용되고 있는데 생소합니다. 이들 단위를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주시고, 또 일상적으로 지구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 누구나 검출되는 수치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치는 어떻게 됩니까?
베크렐(Bq)은 방사성물질이 1초에 몇 개의 방사선을 방출하는가를 표현하는 단위입니다. 시버트(Sv)는 방사성물질이 내보낸 방사선에 의해 인체가 받게 되는 생물학적 영향을 표현하는 단위입니다.
지구탄생과 함께 자연적으로 생성된 방사성물질에 의해 전 세계 모든 인류는 1년에 평균 2.4mSv의 방사선 피폭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인체에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선량은 약 100mSv 정도이며 그 이하의 선량에서는 피폭에 의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원전주변 주민들은 삼중수소 검출수치가 높게 나와 우려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조사된 수치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삼중수소는 우주선과 대기의 질소가 반응해 자연적으로 생성되기도 하며 원자력 발전소, 핵실험 등 인공적으로도 생성됩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원전주변 주민의 체내에서 검출된 삼중수소의 양은 극히 미량이며 이로 인해 1년간 0.0006mSv(밀리시버트) 정도의 선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수치는 1년간 바나나 6개를 먹었을 때 자연방사성 물질인 칼륨(K-40)에 의해 인체가 받는 선량과 같으며 이로 인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해도 될 만큼 극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환경단체는 아무리 작은 양이라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삼중수소에 의한 방사선영향뿐만 아니라 모든 유해환경물질에 의한 영향에 대해 이를 극복하거나 손상을 정확하게 회복할 수 있는 생체복구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체는 매우 체계적이고도 확실한 손상복구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받는 극미량이 건강에 이상을 일으킬 만큼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정확하지 않고 잘못된 정보로 인한 방사선영향 염려증 때문에 발생되는 불안감에 의한 스트레스가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갑상선암 발생률이 높다는 주장과 함께 현재 소송까지 진행 중인데, 원전 인근주민과 갑상선암의 관계는?
갑상선암 발생률이 높다는 주장은 서울대 역학조사보고서를 근거로 하는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보고서의 최종 결론은 원전 방사선과 주변지역 주민의 암 발병 위험도간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여성 갑상선암의 경우 대조지역에 비해 발병률이 2.5배 높게 나타났지만, 원전 주변지역의 환경 및 주민 방사선량은 국내 다른 지역 또는 일반인의 선량과 차이가 없었으며 암 발병원인이 원전 방사선이라면 남성 갑상선암에서도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야 하나 남성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원전 주변에 오래 거주할수록 암 발병률이 높아야 하나 오히려 낮게 나타났기 때문에 원전 방사선이 암 발병원인일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UNSCEAR(유엔과학위원회) 보고서에서는 현재까지 원폭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 및 여러 연구결과에서 저선량에서의 방사선 발암효과는 100밀리시버트(mSv)를 초과하는 유효선량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현재까지 밝혀진 과학적 사실입니다.
그러나 원전 주변에서의 환경방사선량은 법적 제한치인 연간 1mSv(밀리시버트)의 1/100 수준인 연간 0.01 mSv(밀리시버트) 이하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선량을 일상생활에서의 방사선량과 비교하자면 원전주변에서 10년 동안 거주할 경우 미국을 비행기 타고 한번 다녀오는 정도의 영향(0.1mSv)과 동일할 만큼 미미한 수준입니다. 다시 말하면 원전 주변은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고 생활하셔도 괜찮다는 말씀입니다.
-갑상선암을 유발하는 방사성물질은 무엇이며, 원전 인근에서 검출된 적은 있는지?
실제 갑상선 암의 80~90%는 그 원인을 알 수 없으며, 유전, 비만, 요오드 부족, 다량의 방사선 노출 등이 갑상선암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요오드-131은 갑상선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사성물질로 알려져 있으나, 양적으로 얼마나 방사선에 노출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되었을 경우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리원전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요오드-131을 바다로 배출하지 않았으나 고리원전 주변을 포함해 원전에서 20km 떨어진 부산시 미포(비교지점)에서 채취한 해조류에서 요오드-131이 검출되고 있습니다.
원전의 영향이라면 원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높은 농도로 검출되고 거리가 멀어질수록 검출농도가 낮아지는 것이 상식적이나 원전에서 배출되지도 않는 요오드-131이 원전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더 높게 검출되고 원전 쪽으로 오면서 감소되는 것으로 볼 때 요오드-131 검출원인은 원전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원전 주변의 방사성물질 감시는 한수원뿐만 아니라 국가기관, 지역 대학, 민간환경감시기구 및 지자체에서도 수행하고 있어 실제로 원전 주변에 이상이 발생한다면 한수원뿐만 아니라 원전 주변을 항시 감시하고 있는 국가기관, 지역대학, 민간환경감시기구, 지자체에서도 즉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역대학에서 매년 발표하고 있는 원전주변 환경방사능 조사결과 설명회에서도 모든 원전주변지역의 방사성물질 검출수준은 국내 다른 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표된 바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원전과 방사선 관련 안전성 논란은 여전합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로서 솔직담백하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원전은 설계부터 운영까지 다중방호시스템에 입각해 가동되고 있으며 정상적인 운영 시 환경 내 방사성물질은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원전 주변지역의 갑상선암의 발생빈도의 증가 주장 등 현재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은 좀 더 진보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에 의한 실체규명이 필요합니다. 과학적인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들 때문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우리나라의 원자력 산업계가 심각한 영향을 받아서는 안될 것으로 봅니다.
방사능에 대한 영향은 자연방사능이든 인공방사능이든 똑같고, 앞서 언급한대로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1년에 평균 2.4mSv의 자연방사선 영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전으로 인한 0.01mSv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과학적인 데이터를 나열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인정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