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분명 우리나라보다 미국 유럽 등 서구에서 더 흔한 질병이었지만, 우리도 서구식 식습관에 따라 대장암 발병률이 높아졌다. 대장암은 어떤 질환일까? 서구식 식습관과 대장암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이는 섬유질을 어느 정도로 많이 복용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섬유질은 인체에서 더 이상 흡수할 수 없는 물질이니 먹으면 먹을수록 배출해 버리는 대변의 양이 많아지게 되는 효과가 있고 이것이 흔히 말하는 쾌변이기도 하다. 반대로 식이섬유가 적은 음식에 익숙해지면 대변의 양은 줄어들고 직장을 비롯한 항문과 가까운 대장속에는 자꾸만 대변이 차이게 되니, 그렇게 장기에 무리를 줄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변을 일주일에 몇 번씩 볼까?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는 하루에 한번 대변 보는 것을 상식으로 여긴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부터 간다는 습관은 본인이나 가족, 가까운 지인, 언론매체으로부터 끊임없이 보고 듣고 한 일상생활의 한 풍경이다. 그런데 서구인들은 다르다. 우리보다 육류질 섭취가 최고 10배 이상 많은 그네들은 대변에 관한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3일에 한번 정도 대변을 보는 것이 상식이다. 게다가 시간도 다르다. 우리의 대변보는 시간은 5분에서 길어도 10분이내지만, 서구인들은 짧아도 15분 평균 20분의 시간을 소모한다. 변의 굵기도 엄청 가늘고, 양도 그리 많지 않다. 대변이 끝난 후 항문곁에는 우리보다 훨씬 많은 양의 변이 묻는데다 사실 냄새도 심한 편이다. 이 모든 차이점들은 섬유질과 깊은 관계를 가진다. 화장실이라는 단어, 사실 우리 고유의 말은 아니다. 우리는 그냥 변소, 측간, 뒷간 또 불교에서는 해우소라고 불렀다. 화장실은 말그대로 화장하는 방이란 뜻인데, 우리 전통 가옥의 변소에서 화장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 단어도 서양에서 왔다. 영국의 귀족들은 가발을 쓰거나 머리를 염색하는 일이 잦았고 따라서 꼭 손을 씻어야 했기에, 화장실에는 물이 필요했고 여기서 유래된 말이다. 우리 조상들에게 화장실은 거창할 필요가 없었다. 대변 보는 것이 아주 간편하고 빠른 시간 내에 끝나는 편인데다 섬유질이 많아서 냄새도 잘 나지 않으니 되도록 간단하게 만들었다. 화장실이 없는 집도 종종 있었다. 들판에 나가 빨리 해결해 버릴 수도 있으니까. 서양에서는 달랐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 힘들게 끙끙거리며 봐야했기에 쪼그리고 앉아서는 다리에 쥐도 나고 힘들었다. 좌변기가 나오고 화장실이 독립된 공간으로 격상된 원인이기도 했다. 우리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식습관도 점차 서구를 따라갔다. 전통 밥상에 빠지지 않았던 그 수많은 식이섬유가 점점 줄어들고, 대신 기름기 많은 육류가 등장했다. 식이 섬유 섭취가 적으니 대변량이 줄어들게 되고, 바쁜 생활속에서 가끔씩 건너뛰게 되다 변비가 생기고, 이로 인해 딱딱하게 된 대변이 항문을 자꾸만 자극하다 혈관이 돌출되어 치핵(보통 말하는 치질의 정확한 용어)에 걸리기도 한다. 그러면 대변 볼 때마다 엄청난 통증이 느껴지니 대변을 더 잘 안보게 되고 대변은 점점 더 딱딱하게 되며 그렇게 직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마침내 대장암으로 발전하게 되기도 하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한국인이 많은 걸리는 암 종류 중 대장암은 위암에 이어 2위까지 올라왔고 전세계적으로도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이 3위까지 치솟았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로 대장암은 우리와 가까워졌다. 해결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우리가 늘 해오던 대로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 평소 그런 식습관을 만들어 놓는 것이 확실한 예방과 치료법임에 틀림없다. 김민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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