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재발견하는 장이었다. 한대수라는 독보적인 한 아티스트를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껄껄껄...,호쾌하게 웃어재끼는 웃음은 탄산수와도 같았다. 그가 2015년 경주의 성탄을 축복했다. 2015년 성탄절, 경주한국대중음악박물관(관장 유충희)에서 포크 락의 전설 한대수의 공연 ‘In The Heart Of Shilla Dynasty’가 있었다. 가수이자, 뮤지션인 한대수가 데뷔 47년을 지나며 자신 음악 인생의 정점을 찍는 공연을 펼친 것이다. 반백의 장발 헤어스타일은 어쿼스틱 기타(시그네처 모델)를 매고 ‘정신성’을 연주하는 듯한 그를 더욱 자유롭게 보이게 했다. 그를 보며 카잔차키스의 소설 속, 호쾌하고 농탕한 자유인 ‘그리스인 죠르바’가 떠올랐다. 아직까지도 대중음악계와 공연 시장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로 평가받는 한대수의 이번 공연에서는 이우창 경희대학교 교수를 리더로 김정욱, 허진호 등 최고의 세션이 함께 무대에 섰다. 이 날 공연에선 ‘행복의 나라로’, ‘바람과 나’, ‘물 좀 주소’ 등 데뷔 앨범에서 3곡을, 최근 더블 LP로 발매된 트리뷰트앨범에 수록된 ‘One Day’ 등을 불렀다. 곡 사이사이, ‘배고프고 사랑고팠던’, ‘생각이 깊은 한국의 젊은 청년’으로서 그가 살아왔던 거친 굴곡의 시간을 여과없이 진솔하고 천진스레 털어놓았다. 반백의 ‘어르신’이었지만 여전한 독보적 목소리와 가창으로 에스프리를 자랑했다. 배우자 옥사나 알페로바를 대동하고 딸 한양호 양도 무대에 올라 가족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공연 내내 따스한 감동은 작은 공간에서 넘쳐흘렀고 탄식하는 듯한, 혹은 읊조리는 듯한 그의 야수와도 같은 목소리는 한없이 부드럽고도 낮게 우리를 적셨다. 이번 공연에서 그의 하드 락은 만날 수 없었다. 공연의 장(場)도 협소했거니와 지역에서 성탄절에 이뤄지는 공연이라 소프트 락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어쿼스틱 째즈 락’으로 방향을 잡았고 그 분야 대가들과 함께 한 공연이었던 것. 그의 땀방울까지 밀착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더욱 값졌다. 툭툭 던지는 농담과 그의 허물없는 액션은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곡에 얽힌 에피소드와 자세한 곡 해설은 곡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인종들간 갈등, 사상, 종교의 갈등도 ‘내레이션화’해 풀어내며 세상에 대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곡들도 소개했다. ‘행복의 나라로’를 부르며 공연은 클라이막스로 치달았고 연이은 청중들의 뜨거운 앵콜 요청은 당연해 보였다. 서 너 곡을 더 부르며 그는 청중의 환호에 답했다. 공연후 가진 몇 몇 관객들과의 인터뷰에서 ‘상상 이상의 선물을 받았고 큰 위로를 받은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그는 ‘거칠었다’. “올해 4월 서울 공연 이후 7개월만에 가지는 공연이었다. 늘 큰 무대에서 공연을 하다가 처음으로 지방의 작은 공간에서 공연했다. 이번 공연의 제목도 직접 지었다” 는 그는 고도에 걸맞게 ‘신라 제국의 심장’이라 지어 영문 시인으로서의 면모도 과시했다. “지방의 문화 발전이 더딘 것이 안타까웠던 차제였다. 또, 한국대중음악박물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공연 유치노력을 높이 평가해 수락했다” “‘go with the flow’가 제 철학이다. 흘러가는대로 인간관계와 삶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락 앤 롤 역사가 매우 짧다. 사운드가 늘 문제였는데 경주 공연은 만족한 사운드였고 무대 준비도 철저하게 열심히 해서 공연하기 좋았다. 올해 9월, 세계적인 락 스타만이 설 수 있는 보배로운 무대인 ‘라디오 시티 뮤직 홀(Radio City Music Hall)’에서 공연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왔다. 오랜 미국 생활을 접고 1968년 귀국했던 한대수는 자신이 완성한 창작곡을 바탕으로 세시봉의 초기 멤버로 활동했다. 1974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에서 한대수는 기존 음악 문법을 일거에 전복시켰던 지적인 감성과 창법의 조화를 보여줬으며 여러 명곡은 아직도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독보적인 한 시대와 음악 장르를 구축한 이다. 아티스트 한대수의 체취를 느낄 수 있었던 그 날, 300명의 관객들은 행복했다. 경주를 찾아 세대를 넘어 따스한 화합의 메시지를 보낸 그에게 길이길이 축복 있으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