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2015 을미년이 저물고 있다. 2015년 올 한해 이슈와 감동을 던져준 지역문화계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대작 공연도 여러 편 기획시도되는 한편, 그 어느해보다 ‘실크로드경주2015’와 연계된 여러 문화 예술 행사가 다양하게 공존했던 풍성한 올 한 해 문화계를 짚어봤다. 여덟 번째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글로벌 문화 축제 ‘실크로드경주2015’가 지난 10월 그 대장정을 마쳤는가 하면, 95년 만에 정식으로 금관총이 재발굴 되었고 숭복사비가 1117년 만에 중각 건립됐다. 또, 월성 시굴조사의 성과도 공개됐다.
한편, 가장 안타까운 사태로는 95년된 근대등록문화재 우안양수장이 ‘완전 붕괴’ 된 것을 꼽을 수 있다. 공연계에는 고운 최치원을 주제로 두 편의 뮤지컬이 격돌했다. 국민 시인 박목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문화행사를 통해 시인의 위대한 시업을 기린 한 해이기도 했다.
-국민 시인 박목월 탄생 100주년 기념 행사 전국에서 개최
올해는 국민시인 박목월 선생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목월선생은 향토적 서정과 민요 가락을 살린 청록파 시인으로 한국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국민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박목월 시 100선 발간 등 목월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축제의 장이 경주를 필두로 전국에서 열렸다. 목월탄생 100주년기념 백일장, 박목월 시 100선(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시집, 박목월탄생 100주년 특별전 등 다양한 행사로 목월선생의 시업을 기렸다.
-‘아트경주 2015’개막, 경주시 특화행사로 추진할 계획
경주에서 만나는 색다른 볼거리 ‘ 제3회 아트경주 2015(부제, 솔거 그림마당)’가 개최됐다. 국내·외 저명한 55개 갤러리에서 1000여점의 회화, 조각, 사진, 판화, 미디어아트 등 우수한 예술작품을 선보인 ‘아트경주2015’에는 1만5000여명의 국내·외 관람객 및 작가와 시민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전시회에는 국내와 프랑스, 일본, 중국 등 해외 화랑 55개가 참여했으며 행사기간 중 작품 설명을 위한 도슨트(Docent 강사·안내원)를 운영해 쉽고 편안한 관람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뮤지컬 ‘고운 최치원’ VS 창작 소리극 ‘최치원 선생의 혼 담은 김영리의 소리’
(재)경주문화재단에서는 고운 최치원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뮤지컬, 캐릭터, 만화를 동시에 제작하는 사업이 전국 공모사업에서 국비를 따내면서 신라 문인 최치원 콘텐츠를 실크로드경주2015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한편, 경주 최초 발표하는 창작 소리극으로 ‘최치원 선생의 혼 담은 김영리의 소리’ 도 무대에 올려졌다.
영제시창과 시조창의 원류인 아당 채숙자 선생 20주기 추모를 겸한 이 뮤지컬도 고운 최치원 선생을 다루며 한 가지 주제로 색다른 전통 소리극으로 재현해 감상하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고운 선생의 한시를 경주가 낳은 아당 채숙자 선생에게 전수받은 영제시창의 명창인 김영리 선생의 가무악에 곡조를 붙여 부른데 의의가 있는 공연이었다.
-95년 만에 정식 금관총 재발굴, 월성 시굴조사 성과 공개, 숭복사비 1117년 만에 중각 건립 등
1921년 일제강점기 조사된 금관총이 지난 2일 고유제를 시작으로 발굴작업이 정식으로 본격화 됐다. 이번 발굴은 발견 이래 95년 만의 첫 정식 발굴이었으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의 공동 조사로 7월 말까지 진행됐다.
또, 사적 제16호 ‘경주 월성’ 중앙지역(5만7000㎡)의 시굴조사 성과를 공개했다. 조사지역에서는 기단, 초석, 적심 등 건물지 6동과 담장 12기 등이 확인됐으며, 통일신라시대 전반에 걸친 유물이 나타났다.
황남동 돌무지덧널신라무덤에서는 중상위 계층 신라 귀족여성과 순장된 남성 인골, 무덤 주인을 위한 금·은 장신구, 말갖춤(馬具) 등의 신라시대 유물들이 출토됐다. 금관총에서 다시 ‘尒斯智王刀이사지왕도’명문이 출토됐다.
금관총에 대한 정식 발굴의 최종 단계에서 출토된 칼집 끝 장식에서 ‘尒斯智王刀이사지왕도’라는 명문과 새로운 형태의 금 귀걸이를 발견하고 금관총의 핵심적인 무덤 구조를 새롭게 확인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리고 경주시는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글씨를 쓴 ‘신라 초월산 대숭복사비(新羅初月山大崇福寺碑)’를 숭복사터에서 1117년 만에 중각 건립했다.
-경주솔거미술관 개관 기념전-박대성 기증작품 展, 경주 1세대 작가 작품전-
‘경주솔거미술관’이 小山 박대성화백의 작품을 기증받아 지난 8월 개관했다. 개관전에는 총 3개의 전시가 각각 다른 주제로 전시됐다. 이중 박대성 전시관 1~5관까지는 박대성 기증작품展 ‘불국설경’, ‘소산 박대성-붓끝 아래의 남산’이 전시되며 기획전시실1~3까지는 ‘경주미술의 뿌리와 맥 7人’전으로 지역의 1세대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돼 전시됐다. 솔거미술관은 경주에 탄생한 첫 공립미술관으로 경주지역의 문화예술의 위상을 높이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신라의 황금문화와 불교미술’, ‘2015년 금관총 발굴 출토품 공개’전 가져
한국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이 경주에서 최초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됐다. ‘신라의 황금문화와 불교미술’ 특별전이 그것으로 구황동 석탑 출토 금제 여래좌상(국보 79호) 등 9점의 문화재를 새롭게 선보여 신라 문화의 또 다른 깊이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또 특집진열 ‘2015년 금관총 발굴 출토품 공개’를 통해서는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이루어진 금관총 발굴에서 확인된 尒斯智王刀(이사지왕도) 명 ‘칼집 마구리’등 출토품 12건을 선보였다.
-글로벌 문화 축제 ‘실크로드 경주2015’ 개막
여덟 번째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실크로드경주2015’가 지난 10월 그 대장정을 마쳤다. 실크로드 국가간의 문화 교류를 통해 유라시아를 넘어 세계와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이번 행사에는 실크로드 선상의 국가를 포함한 40여 개국이 참여하며 유라시아의 경이롭고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들이 펼쳐졌다. 주제에 부합하는 킬러콘텐츠의 지속 확충, 참여형·대동형 프로그램의 개발, 운영요원 교육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해설 체계 구축 등 관람객의 동선에 부합하는 안내·스토리텔링 프로그램 도입 등이 개선할 점으로 제시됐다.
-정순임 선생, 문화분야 최고영예 옥관문화훈장 수훈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34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인 정순임 선생이 올해의 문화재청 문화유산보호유공자 포상 문화분야 최고영예인 문화훈장(5등급)중 옥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정순임 선생은 4대에 걸쳐 국악의 후진양성을 위해 노력해 온 우리나라 유일무이한 국악 명가의 후손으로 경북도와 경주국악계 후학양성과 예술발전을 위해 평생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15동리목월문학상 수상자, 제27회 신라문학대상 수상자, 제4회 경주문학상 수상자 선정
한국 현대문학의 거목인 박목월 선생과 김동리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인 동리목월문학상에 올해도 두 명의 수상자가 각각 선정됐다.
제18회 동리문학상에는 권여선 소설가의 장편소설 ‘토우의 집’과 제8회 목월문학상에는 문정희 시인의 시집 ‘응’이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 한편, 제4회 경주문학상 수상자에는 김영식 시인과 안병태 수필가가 선정됐으며 제27회 신라문학대상 수상자에는 시 부문에 김미순, 시조부문에서는 백윤석, 소설부문에서는 서형숙, 수필부문에서는 박경혜 씨가 각각 당선됐다.
-근대등록문화재 우안양수장 ‘완전 붕괴’
올해 가장 안타까운 문화계 소식으로 지난 10월, 근대등록문화재 제292호로 지정된 ‘우안양수장’이 제자리에서 풀썩 주저앉았던 사태를 꼽을수 있다. 경주시 두 건의 근대등록문화재 중 하나였던 우안양수장이 몽땅 내려앉은 것이다.
수 년 전부터 이미 지붕의 여러 곳이 뜯겨져 나가고 대들보가 부식되는 등 건물외장의 부식과 뒤틀림이 심해 붕괴가 우려됐던 상황으로 이미 예고된 사건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일련의 사태는 고대 신라 문화재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경주에서 근대문화유산의 의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며 가장 중요한 향후 복원의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