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경주는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하는 후보에 올랐던 사시이비(似是而非)가 적합해 보인다. 사시이비는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는 뜻으로, 겉은 그럴듯하나 사실은 틀린 경우에 쓰는 말이다. 2015년 경주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예약된 수학여행이 줄줄이 취소되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2년째 대형타를 맞은 것이다.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는 ‘빛 좋은 개살구’였다. 관광객 2000만 유치는 갈 길이 멀고 험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2015년 경주에는 굵직한 일들이 벌어졌지만 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1호기는 안전성 확보라는 논란을 해소하지 못한 채 재가동이 결정됐고, 집행부와 의회는 여전히 정당성 확보라는 명분을 앞세워 대립각을 세웠다. 지역 정치권의 자존심 대결은 여전하다. 2025년까지 진행되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은 대통령이 월성발굴현장을 전격적으로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발굴문제와 역사적, 학술적 뒷받침 논란이 남아 있고, 특히 턱없이 부족한 예산은 사업의 장기화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야심차게 열렸던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실크로드 경주2015’는 세계화로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대의명분에도 불구하고 향후 산적한 과제만 남기고 말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경주시 청렴도 또한 여전히 하위그룹에 머물러 올해 초 시민들에게 약속했던 청렴도 회복은 결국 헛구호로 끝났다. 이러한 현상은 조직과 개인이 스스로 쳐놓은 원칙과 기본, 상식의 잣대 때문이다.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2016년도에는 원칙과 기본이 중시되고 상식이 통하는 경주, 이를 서로 공유하고 인정하는 소통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이상 환골탈태(換骨奪胎)를 미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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