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우리 지역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부동산 아이템을 꼽으라면 신규 아파트 분양권과 상가, 상가주택이 단연 으뜸을 차지할 것이다. 연초에 용황지구에 분양한 H아파트의 경우 경쟁률도 치열했지만 프리미엄이 상당히 많이 붙어서 여러 사람들이 솔솔한 재미를 보았다. 물론 경주시민뿐 아니라 울산, 포항 등 외지에서 온 소위 꾼들도 그러했겠지만.
분양권에 대한 연초의 이러한 인기는 여름을 지나고 가을이 되면서 상당히 식어버렸다. 연말인 지금은 오히려 분양권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이에 반해 올 일 년 동안 꾸준히 가격이 상승하고 찾는 사람이 많은 아이템은 상가와 상가주택일 것이다.
필자가 주로 많이 거래한 동천동의 경우 3층짜리 상가주택이 봄에 대략 3억7~8000만원선에서 주로 거래되었다. 1층은 상가 세를 주고 2층은 사무실이나 주택으로 세를 놓고 있으며 3층은 소유자가 거주하는 건물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버스노선을 끼고 있는 건물의 경우 찾는 사람은 많으나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이런 상가나 상가주택이 여름을 지나 하반기가 되어서는 대략 4억5000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하였다.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거의 20% 가까운 상승을 보인 것이다. 공급은 한정되어 있는데도 찾는 수요자는 꾸준히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상가나 상가주택의 가격이 이처럼 상승한 것은 크게는 연1% 내외의 초저금리와 미래의 불안정한 소득에 대한 보완재로서 월세수익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현금 1억원을 은행에 예금하면 한달에 약 12만원 정도 이자가 나온다. 퇴직을 앞둔 분이나 은퇴자들에게 이런 초저금리 상황은 거의 재앙에 가까운 현실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분들에게 그나마 경제적 안정을 주는 상품으로 상가와 상가주택이 인기가 높은 것이다. 자신이 직접 거주도 하면서 한 달에 대략 100만원 정도의 월세도 받을 수 있는 상가주택을 많이 찾고 있다.
요즘은 40대 중후반의 젊은층들도 3억원 가까이 하는 아파트 한 채 끼고 사는 것보다 직접 살면서 월세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상가주택을 많이 찾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노후준비를 일찍 서두르고 있으며 앞선 세대, 즉 베이비부머 세대들보다 더 경제적인 관념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상가와 상가주택은 은행 예금금리가 연 3% 이상, 대략 5% 내외가 될 때까지는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된다.
미국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겠지만,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급격한 인상보다는 아주 느린 속도로 금리를 올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상가에 대한 매력은 앞으로 몇 년간은 꾸준할 것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가나 상가주택은 건물 유지에 따른 비용도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 특히 상권이 어느 정도는 괜찮은 곳이라야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준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