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주지역에서 공동주택 건립이 난립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수년전 원룸 등 다세대주택에 이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까지 급증하면서 과잉공급에 따른 우려다. 인구 감소와 경기불황 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대형건설사들이 앞 다투어 물량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하락과 미분양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역에서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경주지역 공동주택 현황과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 등에 대해 몇 차례에 걸쳐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2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209개 단지, 3만8878세대로 3인 기준으로 볼 때 11만6634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9월말 기준 경주시 주민등록상 인구 통계 결과 11만2528세대, 26만9526명으로 전체 인구 중 세대수 34.5%, 인구수 43.2%가 2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2013년 발표한 경주시 주택보급율은 114.8%로 수요 대비 공급이 이미 초과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내년 3월 이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아파트 입주예정 세대는 9104세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대형건설사 등이 추가로 아파트 건축 허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급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시 주택건설사업 승인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경북도와 경주시로부터 주택건설 사업을 승인받아 공사가 진행 또는 준비 중인 공동주택은 황성동, 용강동, 안강읍, 외동읍, 현곡면 등지에 12개 단지, 총 9104세대다.
이중 시내권으로 황성동에는 e-편한세상 713세대를 비롯해 경일리버빌 54세대, KCC스위첸 339세대, 황성 협성휴포레 444세대와 용강동 협성휴포레 1차 1588세대 등이다.
비교적 시내권과 인접한 현곡면에는 대우푸르지오 964세대, 진현동에는 두산위브 730세대다.
안강읍에는 산대리에 이원리버빌이 190세대, 외동읍에는 효민개발 59세대, 입실리 송정산업 793세대이며, 임대주택인 (주)부영주택이 1차 1780세대, 2차 1450세대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황성동 e-편한세상은 내년 3월, 용강 및 황성 협성휴포레 2017년 6월과 12월, KCC스위첸도 같은 해 11월 준공 예정이다.
이외에도 금장리에 성호마루한 뷰 131세대가 1일부터 분양을 시작했으며, 황성동과 천북면에도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주는 그야말로 아파트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수요부족 속에서 아파트 과잉공급은 자칫 갖가지 폐해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는 것.
경주시는 지난 10년간 매년 인구가 감소하면서 현재 27만명선 아래로 떨어졌다. 그나마 (주)한국수력원자력 본사 경주이전을 앞두고 1000여세대가 경주로 올 예정이어서 인구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직원 모두 경주로 이전한다해도 실수요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이 직원사택으로 이미 분양계약을 체결한 곳은 진현동 두산위브 500세대, 황성동 e편한세상 300세대 등 총 800세대다. 동천동 200세대는 경북개발공사와 협약 체결 후 공영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수원 본사 사택만을 볼 때 현재 주택건설사업 승인을 받은 총 9104세대에서 한수원 직원 사택 800세대를 제하면 8304세대가 과잉 공급되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KCC스위첸은 지난달 25일 실시한 1순위 청약접수에서 296가구(특별 공급 제외) 모집에 총 4621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15.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홍보했다.
또 같은 날 1순위 분양을 실시한 황성 협성휴포레 역시 전용면적 84㎡A는 84가구 모집에 2107명이 접수해 25.08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홍보하고 나섰다. 이외에도 최근 분양을 완료한 아파트 역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인구 등 지역 상황을 감안할 때, 외지 투기세력들이 몰려들면서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에 불법 전매까지 기승을 부려 결국은 실거래가가 올라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실소유자인 경주시민 등이 웃돈을 주고 거래하게 되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 부동산업계도 최근 지역 내 벌어지고 있는 아파트 공급과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급 수요가 입주 수요를 앞지르는 상황에서 계속 공급물량이 쏟아질 경우 집값하락은 물론 미분양 사태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강화 등 아파트 경기 침체에 대비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외부투기세력 유입과 높은 청약률 홍보 등이 작용하면서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지만, 정부 정책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최근 들어 공급물량이 쏟아져 2~3년 뒤 신규아파트 입주 시점에 아파트 매매가격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