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경주의 아름답고 소중한 자연경관이 소나무 재선충병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방제에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경주지역에는 2004년 12월 양남면 수렴리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에 걸린 113본이 최초로 발생 한 후 41개 리동 지역 2만5282ha를 소나무 반출금지 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해 왔다. 그리고 10여 년 동안 관계기관이 서로 머리를 맞대어 대책을 마련하는 등 방제에 총력을 기울여왔으나 경주지역 내 소나무 재선충병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최초 발생한 양남면뿐만 아니라 강동면 양동마을 인근, 안강읍 흥덕왕릉, 불국사 인근 등 광범위한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다가 솔수염하늘소의 성충이 소나무의 잎을 갉아 먹을 때 나무에 침입하는 재선충에 의해 소나무가 말라 죽는 병이다. 일단 감염되면 100% 말라 죽기 때문에 일명 ‘소나무 에이즈’로 불린다. 이 병의 무서움은 감염 확산보다는 감염목의 이동에 따른 확산이 더 크다고 한다.
소나무 재선충병 자체에 대한 치료방법은 없으며 고사목 발생 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를 방재해 확산을 막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날아다니는 매개충을 막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매년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갖은 방법을 동원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주시는 올해도 재선충병이 심했던 양남면과 강동면을 중심으로 50억원을 투입해 1310ha의 면적에 발생한 재선충병 피해목 및 기타원인으로 고사한 소나무류 약 9만 본을 훈증, 파쇄 등의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는 지금부터 내년 3월까지가 적기다.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소나무 고사목에 산란·잠입하고 있는 때를 놓치지 않고 우화기인 4월말까지 피해목을 훈증, 파쇄, 소각 등을 해야 한다.
소나무 재선충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발견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불감시원을 이용한 예찰활동 강화는 물론 시민들에게 신고해 줄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또 인근 지역과의 공동방제도 필수적이다.
노천박물관이라고 불리는 천년고도 경주는 문화유적과 아름다운 소나무 고목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왕릉, 사적지, 역사문화지구 등지에는 대부분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있으며 천년고도 경주의 또 다른 소중한 자산으로 사랑받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병을 잡지 못하면 역사도시 경주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게 된다. 소중한 자산을 잘 관리하고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